[맞짱 뜨자!] 한화 설악콘도 VS 대명 설악콘도


콘도미니엄이 진화하고 있다.


휴가시즌 하루나 이틀 정도의 단순한 잠자리 역할에서 벗어나,좀 길게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휴양 리조트로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화리조트와 대명리조트가 선두에서 그 흐름을 이끌며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화와 대명은 국내 콘도업계의 대표주자.전국 105개소(54개 업체),2만5999실의 콘도 객실 중 30.4%를 운영하고 있는 강자들이다.


한화와 대명이 콘도사업을 처음 시작한 지역은 강원도 설악권.미시령 너머 강릉쪽 길가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화와 대명 설악콘도만을 놓고 장단점을 들여다 봤다.
리조트 전체의 브랜드 파워 면에서는 직영 체인망이 적은 대명이 한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매년 실시하는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 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대명은 2004년까지 6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한화가 판세를 뒤집어 선두자리를 꿰찼다.
한화는 올해도 1위 인증을 받는 등 브랜드 관리에 힘을 쏟고 있어 고객의 브랜드 인지도 및 충성도를 놓고 벌이는 두 콘도 간 힘겨루기 추이가 주목된다.


브랜드 파워는 설악콘도의 선호도 조사에도 적잖이 반영돼 있는 것 같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엠파스 누리꾼을 대상으로 한 설악콘도의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자 589명 중 64.7%가 대명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누리꾼들은 대명의 객실 수준에 보다 높은 점수를 매겼다.


대명의 객실 수준이 한화보다 높으며,특히 탁 트인 전망이 시원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점을 한 이유로 꼽았다.


'유령'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심플한 느낌을 주는 객실이 마음에 든다"며 "한화 설악콘도는 20년이 넘어서인지 다소 낡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sally98'은 "한화가 워터피아 등 부대시설로 북적거리는 유원지 같은 느낌을 준다면 대명은 포근한 느낌의 객실 때문인지 휴양지에 왔다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객실 수준과 관련한 평가에서는 한화측도 수긍하는 눈치다.


대명의 경우 본관(437실) 객실의 전면 리뉴얼작업을 2004년 완료했고 올해는 별관 객실을 손 볼 예정이다.


단순함을 통해 미적 감각을 극대화하는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개보수 작업과 고급 인테리어 소재를 사용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화의 경우 매년 15억원 선의 예산을 들여 도배 장판 싱크대 에어컨 등의 교체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대명보다 8년 앞서 지어졌다는 한계에 부딪쳐 있는 게 사실이다.


한화는 콘도 운영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콘도 중 처음으로 올해 도입한 전문 놀이 도우미(PO) 제도가 그중 하나다.


PIC나 클럽메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놀이 도우미와 같은 성격인 PO는 고객들이 콘도 내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호평받고 있다.


수도권 놀이공원 같은 이벤트 및 공연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객실 이외의 부대시설면에서는 엇비슷해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만 골프장 시설과 규모면에서는 대명이 한참 뒤지는 편이다.


물놀이 시설에서도 한화가 대명을 압도한다.


아이디 'mamonkim'은 "한화에 가면 아이들을 워터피아에 보내고 어른은 골프를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에 좋은데 대명은 너무 한적하고 조용해 아이들이 심심해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가 바닷가에 더 가깝다는 것도 좋은 점으로 꼽혔다.
아이디 'thedipper'는 "새벽에 대포항에서 회를 떠오고,워터피아에서 사우나를 즐긴 뒤 방으로 돌아오면 딱 아침 먹을 시간이 될 만큼 바닷가에서 가까운 한화가 좋다"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