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평당 800만원대 공급한다더니…실제 1300만원 넘을듯

오는 29일부터 청약이 시작되는 판교신도시 중소형 아파트의 입주자 실부담금이 평당 최고 13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상층 기준 최대 평당 1280만원에 이르는 기준 분양가에다 발코니 트기 및 마감재 옵션비용 등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이는 그동안 판교 중소형 공급가격은 원가연동제로 인해 평당 1100만원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던 정부의 공언과는 크게 차이나는 것이어서 정부 말만 믿고 청약을 준비해온 실수요자들은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분양업체들도 정부가 시장과 업계 사정을 무시한 채 최근까지도 공급가격은 평당 1100만원 선이 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혀 업체들이 분양가를 무리하게 높인 것처럼 오해받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판교 중소형 아파트 입주자 실부담금은 평당 최고 134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업체들이 성남시에 승인을 요청한 분양가는 평당 1150만~1280만원이지만,판교의 경우 발코니 트기 설계가 기본 모델이어서 당첨자 대부분이 옵션 사항인 발코니 트기(총공사비 1500만원 안팎)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입주자들은 마감재 옵션비용(총 200만~400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건설교통부가 2003년 8월 판교 분양가를 평당 860만원으로 묶겠다고 공언한 점을 감안하면,입주자 실부담금은 2년7개월여 만에 평당 500만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게다가 정부 말만 믿고 계약금 및 중도금을 준비해온 실수요자들은 높아진 부담금 때문에 애가 타고 있다.

판교 입성을 준비해온 한 예비 청약자는 "평당 분양가가 1300만원 선이라면 계약금만 8000만~9000만원으로 2003년 정부 발표 때에 비해 3000만원 이상을 더 내게 돼 청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형 임대아파트의 보증금도 턱없이 높다.민간 임대아파트의 보증금은 32평형을 기준으로 2억5000만~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무늬만 서민 임대주택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분양업체들도 판교에서 공급되는 주택에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만한 분양가라도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구조라고 항변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판교 아파트의 분양가는 주변 분당 아파트 시세의 80%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라며 "원가연동제나 분양가 조정 등 정부의 찍어누르기식 가격정책 때문에 시장 왜곡만 가중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