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원기왕성' … 주식형은 '의기소침'

'배당주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추락,해외펀드는 고공비행.'

올해 1분기 펀드시장의 성적표다.주식시장이 연초부터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펀드들은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중국 인도 남미 등에 투자한 해외펀드들은 짭잘한 수익률을 올려 대조를 이뤘다.

국내펀드 중에선 그나마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다.전문가들은 펀드투자는 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므로 짧은 기간의 수익률 부진에 흔들리지 말 것을 권했다.

4월 들어 증시가 반등 기미를 보이자 국내펀드들도 그동안 까먹었던 수익률을 회복하기 시작해 주목된다.


◆기죽은 국내펀드들연초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코스피지수는 1.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60%로 코스피지수보다 낙폭이 더 컸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식편입 비중 60%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중 1분기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30개에 그쳤다.지난해 주식형펀드의 연간 평균수익률이 62.48%까지 치솟았던 것을 기억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정도의 부진한 성적이다.

반면 채권형펀드는 평균 1.39%의 수익을 챙겼다.

펀드별로는 '우리쥬니어네이버적립주식1'이 3.67%의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1분기 성적이 가장 좋았다.

특히 배당주펀드들이 대거 상위권에 진입해 저력을 과시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1'(2.45%)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1W'(2.33%)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2.20%)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1A'(1.89%) 등 배당주펀드들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희망적인 것은 3월 하순부터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차츰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수탁액 50억원 이상인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이달 4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2.27%를 기록했다.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빠졌던 지난 2∼3월의 상황과 비교하면 크게 호전된 것이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는 중소형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 말부터 대형 성장주 펀드가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냈었다"면서 "그러나 증시가 침체에 빠진 올해 1분기에는 배당주펀드가 높은 수익률 방어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상황이 변화에 맞춰 고수익 펀드의 유형도 변하는 만큼 그때 그때 특정 유형을 따라가기보다는 적절한 비중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솟아오른 해외펀드들

중국 인도 남미 유럽신흥시장 등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은 1분기에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이 달러기준 23.59%로 가장 높았다.

원화로는 18.79%에 달한다.

이어 인도 지역이 23.48%(원화 18.69%),이탈리아 19.96%(원화 15.31%) 남미 16.76%(원화 12.23%) 등의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해외펀드로는 신한BNP파리바투신의 '봉쥬르차이나주식1'이 원화 기준 21.78%의 수익률로 수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클래스A'(20.60%)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주식1클래스A'(15.54%)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1.35%) '산은인디아주식1클래스W'(11.32%) 등 중국 인도 브릭스(BRICs)국가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도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해외 운용사의 역외펀드도 고수익 대열에 동참했다.

'메릴린치뉴에너지펀드'가 원화 기준 23.94%로 성적이 가장 좋았다.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19.77%) '피델리티인디아포커스'(19.45%) 'HSBC GIF 인디아펀드'(17.92%) 등 역외펀드 역시 중국과 인도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의 경우 주가 하락기에는 낮은 가격에 주식을 편입해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길게 보고 투자할 것을 권했다.

특히 위험관리를 위해 국내펀드뿐 아니라 해외펀드도 투자금액의 10∼30% 선에서 적절히 섞는 것도 좋다고 지적했다.신제요 한국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나 광물 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은 국내 증시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적기 때문에 잘 선택해 가입하면 분산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