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社 실적전망 공시는 풍선껌? ‥ 코스닥기업 90%가 목표치 미달

기업들이 연초 공정 공시를 통해 발표하는 실적 전망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투자판단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당초 실적전망 공시제도를 도입한 취지지만 실제 실적과 동떨어진 사례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적전망 공시 87%는 '뻥튀기'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4월에 2005년 실적전망을 공시한 130여개 코스닥기업 중 연말에 실제로 목표 매출액을 달성한 업체는 17개에 불과했다.

10개사 중 1.3개만이 목표치를 달성한 셈이다.나머지 87%는 매출액과 이익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됐거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양이앤씨는 지난해 초 공시를 통해 200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410억원과 8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는 당시 새로 진출한 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에서만 116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실제 매출은 고작 76억원에 그쳤고 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레인콤도 연초 7800억원의 매출과 7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겠다고 밝혔지만 해외 판매법인의 자본잠식,시장점유율 하락 등으로 당초 발표와는 동떨어진 실적을 냈다.

매출은 목표치의 56%에 불과한 4393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은 117억원에 달했다.MP3플레이어업체인 엠피오도 디지탈웨이를 인수하면서 2005년 매출을 16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은 목표치의 28.6%에 불과한 459억원에 그쳤다.

웹젠과 써니YNK,토필드와 홈캐스트 등도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반면 인네트 에이텍 CJ홈쇼핑 GS홈쇼핑 이앤이시스템 태웅 동양이엔피 네오위즈 신화인터텍 휴맥스 일지테크 에스에프에이 메가스터디 와이지-원 삼지전자 등은 지난해 매출액과 이익이 연초 발표치를 초과했다.

○과대포장 지나치면 제재 필요

기업들이 연초에 제시하는 실적전망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판단의 기준이 된다.

하지만 전망치가 실제와 크게 다르더라도 기업들로선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아 해마다 '뻥튀기 공시'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2004년까지만 해도 상장사들은 실적전망 공시를 내면서 '본 내용은 투자판단의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나,그러한 판단에 대해 당사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다.

그러나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이 문구를 삭제시켰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행 실적전망 공시가 문제가 많지만 정보의 불균형 해소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와 실제 실적이 3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불성실공시로 징계하면 기업들도 전망치를 함부로 내놓진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