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덜은 억대연봉자 안부러워유"‥'안흥꽃게잡이' 32년 외길 최기만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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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안흥면에 위치한 신진항은 4월만 되면 꽃게잡이 배들로 넘실댄다.
산란기를 맞아 빨간 알을 가득 품은 꽃게가 어선들을 채우기 시작하고 신진항 뱃사람들은 가장 바쁜 철을 맞이한다.최기만 선장(55)도 이곳에 터를 잡고 32년 동안 '안흥 꽃게'에만 매달려 왔다.
"23세 때 처음 어선을 탔습니다. 큰 욕심 안 부리고 한눈 팔지 않으며 일했더니 여기까지 왔네요."
연간 6억∼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안흥면 일대에서 가장 큰 통발 어선을 운영하게 된 것도 타고난 성실성 덕분이었다."여섯 명의 선원 월급을 꼬박꼬박 줄 수 있는 게 복이라면 복이지요. 이것저것 떼도 해마다 1억원은 손에 쥘 수 있으니 화이트칼라 억대 연봉자도 부럽지 않습니다."
이달 초에는 '사건' 하나를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과 독점계약을 맺고 최 선장의 애마 '광진호'에 실린 '안흥 꽃게' 전량을 공급하기로 한 것."뱃사람들도 치열하게 아이디어 싸움을 합니다. 조류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어망을 어떻게 설치할지 아는 것 역시 꽃게잡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요. 30여년간의 '내공'을 신세계가 인정해 준 셈입니다."
최 선장은 요즘 '안흥 꽃게'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인천이나 목포 쪽에서 나오는 꽃게가 먼 바다에서 난 것들인데 비해 안흥산은 100% 연근해에서 잡아 온다"며 "알 색깔만 봐도 안흥산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안흥 꽃게의 알은 붉은 색이며 등 아랫부분에 특유의 반점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고 '왕(王)자 근육'이 있는 게 특징이다.
최 선장은 "알이 꽉찬 봄철 안흥 꽃게는 간장 게장을 해 먹으면 제격이고,가을에는 살이 포동포동 오른 수컷 꽃게찜이 일품"이라고 조언했다.
"1980년대만 해도 안흥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는 모두 일본에 수출됐어요. 지금이야 우리나라 사람들도 수준이 높아져 전량 내수용으로 나가는데 해가 갈수록 어획량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입니다."
실제 4년 전만 해도 한 번 바다에 나가면 39t급 배에 1000㎏씩 싣고 왔지만 요즘엔 그 양이 5분의 1로 줄었다.
최 선장은 "그나마 3년 동안 쥐꼬리만하게 잡히던 꽃게가 올해는 제법 풍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며 "특히 불법 조업을 일삼던 중국 어선들이 싹 사라져 다행"이라고 웃어 보였다.그는 "한번 걸리면 벌금이 5000만원인데 영세한 중국 어선들은 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아예 배를 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산란기를 맞아 빨간 알을 가득 품은 꽃게가 어선들을 채우기 시작하고 신진항 뱃사람들은 가장 바쁜 철을 맞이한다.최기만 선장(55)도 이곳에 터를 잡고 32년 동안 '안흥 꽃게'에만 매달려 왔다.
"23세 때 처음 어선을 탔습니다. 큰 욕심 안 부리고 한눈 팔지 않으며 일했더니 여기까지 왔네요."
연간 6억∼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안흥면 일대에서 가장 큰 통발 어선을 운영하게 된 것도 타고난 성실성 덕분이었다."여섯 명의 선원 월급을 꼬박꼬박 줄 수 있는 게 복이라면 복이지요. 이것저것 떼도 해마다 1억원은 손에 쥘 수 있으니 화이트칼라 억대 연봉자도 부럽지 않습니다."
이달 초에는 '사건' 하나를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과 독점계약을 맺고 최 선장의 애마 '광진호'에 실린 '안흥 꽃게' 전량을 공급하기로 한 것."뱃사람들도 치열하게 아이디어 싸움을 합니다. 조류를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어망을 어떻게 설치할지 아는 것 역시 꽃게잡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요. 30여년간의 '내공'을 신세계가 인정해 준 셈입니다."
최 선장은 요즘 '안흥 꽃게'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인천이나 목포 쪽에서 나오는 꽃게가 먼 바다에서 난 것들인데 비해 안흥산은 100% 연근해에서 잡아 온다"며 "알 색깔만 봐도 안흥산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안흥 꽃게의 알은 붉은 색이며 등 아랫부분에 특유의 반점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고 '왕(王)자 근육'이 있는 게 특징이다.
최 선장은 "알이 꽉찬 봄철 안흥 꽃게는 간장 게장을 해 먹으면 제격이고,가을에는 살이 포동포동 오른 수컷 꽃게찜이 일품"이라고 조언했다.
"1980년대만 해도 안흥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는 모두 일본에 수출됐어요. 지금이야 우리나라 사람들도 수준이 높아져 전량 내수용으로 나가는데 해가 갈수록 어획량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입니다."
실제 4년 전만 해도 한 번 바다에 나가면 39t급 배에 1000㎏씩 싣고 왔지만 요즘엔 그 양이 5분의 1로 줄었다.
최 선장은 "그나마 3년 동안 쥐꼬리만하게 잡히던 꽃게가 올해는 제법 풍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며 "특히 불법 조업을 일삼던 중국 어선들이 싹 사라져 다행"이라고 웃어 보였다.그는 "한번 걸리면 벌금이 5000만원인데 영세한 중국 어선들은 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아예 배를 버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