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신양피앤피‥"나노·IT 새 성장엔진 달고 제2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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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피앤피(대표 이근수)는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장 원년 멤버가 된 이후 10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온 알짜 벤처기업이다.
작년에는 매출액 157억5000만원,당기순익 1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부침이 심한 코스닥 기업이 이처럼 매년 흑자를 낸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탄탄한 납품처인 포스코에 철강용 포장지 및 보호재를 독점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된 표현으로 '안전 빵' 사업을 해온 셈이다.이런 신양피앤피가 요즘 회사 설립 후 최대의 모험에 나섰다.
지난 10일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인 유원텔레콤과 합병을 확정하고 시노펙스(Synopex)라는 새로운 기업으로 탄생한 것이다.
"내가 죽으면 삼정강업을 사회에 헌납해라." 1999년 철강포장업체인 삼정피앤에이(구 삼정강업) 창업주 이종렬 회장은 이런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회장은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의 창립멤버로 일하다 1974년 포스코를 떠나 삼정피앤에이를 설립했다.
10여년 후인 1985년에는 철강용 특수포장지 제조사인 신양피앤피를 추가로 설립했다.부친이 타계할 무렵 이 회장의 장남 근수씨는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삼정피앤에이,신양피앤피 기술연구소를 오가며 기술담당 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선친의 뜻을 받들어 당시 삼정피앤에이 대표였던 권오훈씨와 함께 이 회장 소유의 주식 63만주 가운데 44만주를 매각,포항공대와 불우이웃돕기 시설 및 회사근로자들에게 기증한다.
부친의 죽음과 삼정피앤에이 헌납은 이근수 사장이 연구원에서 경영인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된다.
그는 주식 헌납을 통해 삼정강업이 포철의 '협력사'에서 '계열사'로 바뀐 이후 신양피앤피의 경영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신양피앤피의 주요 생산품은 녹이 발생하는 모든 금속류를 포장하는 특수포장지다.
금속을 수분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습지와 녹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청지,그리고 외부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반 방수판지 등을 만든다.
신양피앤피는 이 제품들을 포스코에 독점 납품하면서 포스코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동반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포스코라는 든든한 납품처가 있지만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양피앤피는 '철강용 기화성 방청제 및 제조방법' 등 발명특허 3건과 '그물망 삽입형 포장지' 등 실용신안 3건 등의 특허를 비롯해 KS,ISO 등 각종 품질인증을 차례로 얻어냈다.
이근수 대표는 "철강용 포장용지를 모두 수입해야 했던 때 국산 포장지를 개발,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등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철강산업 발전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0년에는 산업용수 정수용 필터 사업 부문을 별도로 조직했다.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산업용 필터도 당시에는 국산이 없어 100% 외산을 사서 쓰던 때였다.
필터사업부문은 3~4년간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95년께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신양피앤피는 초기 뎁스 필터(Depth Filter)를 미국 폴(Pall) 밀리포어(Millipore) 등 경쟁사 제품에 비해 70% 정도 싼 단가로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어 멜트블로운(Melt-Blown) 방식을 이용한 필터 등을 잇따라 개발하며 탄탄한 필터 연구개발 및 평가 시스템을 갖춰 나갔다.
최근에는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나노복합분리막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나노복합분리막은 해수의 탈염,폐수·지하수 등의 정수처리가 가능하면서도 역삼투막 대비 50% 낮은 구동압력에서 대용량 물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수처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수입대체용 필터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품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양피앤피는 '지각변동' 이라고 할 만한 변화를 겪고 있다.
강력한 새 성장엔진을 모색하기 위해 유원텔레콤과 합병한 것이다.
유원텔레콤은 핸드폰용 키패드(Key-PBA)를 만들어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벤처회사로 1987년 설립 이후 150여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현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이근수 사장은 왜 합병을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신양피앤피는 지금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먹고 살 수는 있겠지만 고여있는 물은 언젠가는 썩게 마련"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성장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새로운 사업진출을 결심했고 그 방안으로 전혀 ♥생뚱맞게♥보이는 휴대폰 업체와 합병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양사 합병과 함께 회사 이름은 '시노펙스(Synopex)'로 바뀌었다.
이 사장은 시노펙스의 출범에 대해 "IT기업과 전통기업이 만나 첨단 나노기술 IT기업이 탄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노펙스는 향후 △휴대폰부품 사업부 △LCD 사업부 △나노기술 사업부 △철강포장재 사업부 등 4대 부문으로 운영되며 이근수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영입한 박내성 사장과 함께 각각 신양피앤피 사업부,유원텔레콤 사업부를 책임지는 공동대표로 일할 계획이다.이 사장은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터를 닦아놓아서 잘 지내왔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라며 "시노펙스를 통해 인수합병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내게 주어진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
작년에는 매출액 157억5000만원,당기순익 1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부침이 심한 코스닥 기업이 이처럼 매년 흑자를 낸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탄탄한 납품처인 포스코에 철강용 포장지 및 보호재를 독점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속된 표현으로 '안전 빵' 사업을 해온 셈이다.이런 신양피앤피가 요즘 회사 설립 후 최대의 모험에 나섰다.
지난 10일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인 유원텔레콤과 합병을 확정하고 시노펙스(Synopex)라는 새로운 기업으로 탄생한 것이다.
"내가 죽으면 삼정강업을 사회에 헌납해라." 1999년 철강포장업체인 삼정피앤에이(구 삼정강업) 창업주 이종렬 회장은 이런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회장은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의 창립멤버로 일하다 1974년 포스코를 떠나 삼정피앤에이를 설립했다.
10여년 후인 1985년에는 철강용 특수포장지 제조사인 신양피앤피를 추가로 설립했다.부친이 타계할 무렵 이 회장의 장남 근수씨는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삼정피앤에이,신양피앤피 기술연구소를 오가며 기술담당 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선친의 뜻을 받들어 당시 삼정피앤에이 대표였던 권오훈씨와 함께 이 회장 소유의 주식 63만주 가운데 44만주를 매각,포항공대와 불우이웃돕기 시설 및 회사근로자들에게 기증한다.
부친의 죽음과 삼정피앤에이 헌납은 이근수 사장이 연구원에서 경영인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된다.
그는 주식 헌납을 통해 삼정강업이 포철의 '협력사'에서 '계열사'로 바뀐 이후 신양피앤피의 경영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신양피앤피의 주요 생산품은 녹이 발생하는 모든 금속류를 포장하는 특수포장지다.
금속을 수분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습지와 녹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청지,그리고 외부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일반 방수판지 등을 만든다.
신양피앤피는 이 제품들을 포스코에 독점 납품하면서 포스코의 성장과 함께 꾸준히 동반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포스코라는 든든한 납품처가 있지만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양피앤피는 '철강용 기화성 방청제 및 제조방법' 등 발명특허 3건과 '그물망 삽입형 포장지' 등 실용신안 3건 등의 특허를 비롯해 KS,ISO 등 각종 품질인증을 차례로 얻어냈다.
이근수 대표는 "철강용 포장용지를 모두 수입해야 했던 때 국산 포장지를 개발,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등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철강산업 발전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0년에는 산업용수 정수용 필터 사업 부문을 별도로 조직했다.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산업용 필터도 당시에는 국산이 없어 100% 외산을 사서 쓰던 때였다.
필터사업부문은 3~4년간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95년께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신양피앤피는 초기 뎁스 필터(Depth Filter)를 미국 폴(Pall) 밀리포어(Millipore) 등 경쟁사 제품에 비해 70% 정도 싼 단가로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어 멜트블로운(Melt-Blown) 방식을 이용한 필터 등을 잇따라 개발하며 탄탄한 필터 연구개발 및 평가 시스템을 갖춰 나갔다.
최근에는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나노복합분리막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나노복합분리막은 해수의 탈염,폐수·지하수 등의 정수처리가 가능하면서도 역삼투막 대비 50% 낮은 구동압력에서 대용량 물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수처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수입대체용 필터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품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양피앤피는 '지각변동' 이라고 할 만한 변화를 겪고 있다.
강력한 새 성장엔진을 모색하기 위해 유원텔레콤과 합병한 것이다.
유원텔레콤은 핸드폰용 키패드(Key-PBA)를 만들어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벤처회사로 1987년 설립 이후 150여억원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현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이근수 사장은 왜 합병을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신양피앤피는 지금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먹고 살 수는 있겠지만 고여있는 물은 언젠가는 썩게 마련"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성장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새로운 사업진출을 결심했고 그 방안으로 전혀 ♥생뚱맞게♥보이는 휴대폰 업체와 합병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양사 합병과 함께 회사 이름은 '시노펙스(Synopex)'로 바뀌었다.
이 사장은 시노펙스의 출범에 대해 "IT기업과 전통기업이 만나 첨단 나노기술 IT기업이 탄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노펙스는 향후 △휴대폰부품 사업부 △LCD 사업부 △나노기술 사업부 △철강포장재 사업부 등 4대 부문으로 운영되며 이근수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영입한 박내성 사장과 함께 각각 신양피앤피 사업부,유원텔레콤 사업부를 책임지는 공동대표로 일할 계획이다.이 사장은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터를 닦아놓아서 잘 지내왔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라며 "시노펙스를 통해 인수합병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내게 주어진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