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어 아름다운 '우리의 미래'..서울학생상 받는 고교생들

정환보군(18·용산고 3년)은 15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도 입원 중인 아버지와 급성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양팔을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어머니(장애3급)를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소년가장이다.

일찍 귀가해 집안일을 해야 하기때문에 방과후 야간 보충수업은커녕 학원에도 변변히 다닌 적이 없다.그러나 2학년 진학시에는 이과 전교 1등을 했을 만큼 성적이 우수하다.

서울특별시 교육청은 정군과 같이 탁월한 실력과 인성을 갖춘 고교생 301명을 제8회 '서울학생상' 수상자로 선정,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중학교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수상자에는 특수학교 22명, 학교형 평생교육시설 11명,방송통신고등학교 4명 등 고교3년생 264명과 특별표창자 10명이 포함됐다.정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부에 열중하며 학교 생활에 모범을 보여 희생·봉사 부문에서 상을 받는다.

정 군은 "엄마가 몸이 불편하시지만 늘 학교 수업에 신경을 써주셔서 큰 힘이 된다"며 "대학에서 의과에 진학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종 담임교사도 "급우들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울 줄 아는 봉사심이 돋보이고 특별활동발표회 준비와 진행을 맡아 할 만큼 적극적"이라며 "어려운 집안 형편을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성격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서울공업고 설비공업과 양승우군(18·3년)이나 미림여자정보과학고 김도연양(18·3년)은 뜨거운 열정으로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경우다.

양군은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다.

그러나 기가 죽기는거녕 오히려 용접 기능연마에 매달려 친구들과 학교의 자랑거리로 꼽힌다.'2005 서울시 기능경기대회 용접부문' '2005 전국 기능경기대회 용접부문'에서 입상하는 등 탁월한 성적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양은 미래의 중소기업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창업분야에 아이디어가 많아 교내 벤처동아리의 핵심 멤버다.

지난해 3월 한국시민자원봉사회와 교육인적자원부, 산업자원부 등이 공동 주최한 '제1회 실업계 고교 사장 되기 창업대회'에서 특별상을, 7월에는 '소호 창업 비즈니스 모델 공모전'에서 동상을, 9월에는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 창업 대회에서 잇따라 상을 거머쥐었다.이 밖에도 뼈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했으면서도 목발과 휠체어를 이용해 교내 학생대표로 국토순례에 나섰던 이기훈군(현대고 3년), 해외 자매학교내 과학 학술 토론대회에 참가해 민간외교관으로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한 전형주군(한성과학고 3년), 지난 10월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를 보고 신고한 후 침착하게 어린이들을 구출해 낸 김미선양 외 9명(화곡여자정보산업고 1년) 등이 수상자에 들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