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전 막바지 이전투구… '매터도' 난무

"A사가 조만간 입찰 포기선언을 한다고 하던데요. 정말인가요."(B사 관계자)

"대우건설을 꼭 인수하려고 알짜회사까지 팔며 공을 들이고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지 미칠 지경입니다." (A사 관계자)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최종 입찰제안서 마감이 다음 달 9일로 다가오면서 특정 기업을 겨냥한 근거없는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5000억원까지 투자하겠다'던 군인공제회가 최근 재무적투자자로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회사별 컨소시엄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기업 간 마타도어(흑색선전)가 극에 달하고 있다.

근거없는 소문에 가장 시달리는 기업은 A사.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측근이 한때 몸 담았다는 이유로 '김 전 회장의 자금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던 A사는 최근엔 '입찰포기설'까지 시장에 나돌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대우건설 인수전 참여를 계기로 대대적인 기업 홍보에 들어가며 기업 이미지 높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잇따른 악의적 소문이 반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심증은 있지만 맞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입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인수경쟁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비쳐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C사는 마피아 자금 유입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최고경영자의 확인되지 않은 전력을 들어가며 "대우건설 인수전에 마피아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얘기가 그렇듯하게 포장돼 시장에 나돌고 있어서다.

C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마디로 해명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소문의 진원지가 확인되면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D사는 인수전을 진두지휘하는 사장의 가족 중 1명이 '김재록씨와 친하다'는 소문으로 컨소시엄 구성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를 입기도 했다.기업 인수합병(M&A) 경쟁이 가열되면 갖가지 소문과 억측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대우건설 인수전에선 서로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나드는 등 혼탁양상이 심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그만큼 대우건설이란 회사가 매력적이라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면서도 "앞으로 매물로 나올 알짜기업들이 한 둘이 아닌데 서로를 자극하는 얘기들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