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정부가 산업계 '든든한 후원자'] 美의호, 자동차 빅3 지원 등

국내 기업들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구속과 경영권 상속에 대한 여론의 뭇매, 정부의 반기업 정서 방치 등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가 직접 나섰다.

일본은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인재 육성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마련,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미국

미국 의회 지도자들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의 경영진을 만나 에탄올 차량 보급 확대와 직원 건강보험제도 개선,무역 환율 등 자동차 업계의 현안을 논의하고 의회 차원의 지원을 다짐했다.

이 회의에는 GM의 릭 왜고너 회장,포드차의 빌 포드 회장,다임러크라이슬러의 북미지역 책임자인 톰 라소다 크라이슬러그룹 사장 등이 참석했다.이들은 다음 달 2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어서 향후 미국 의회와 정부가 자동차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잇따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의회 지도자들은 자동차산업 회생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확고한 지원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해리 레이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의회와 업계가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의회는 업계와 동반자적 관계에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지난 수년 동안 의회는 자동차 회사들과 마땅히 해야 할 만큼의 협력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만남은 업계와 보다 나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 회의"라고 강조했다.

왜고너 회장 등 빅3 경영진은 이날 에탄올 차량을 타고 회의장에 도착,올해 100만대의 에탄올 차량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에탄올 차량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에탄올을 파는 주유소의 수를 늘려야 한다며 의원들에게 필요한 법·제도적 조치를 호소했다.릭 왜고너 회장은 특히 "시장 기준으로는 달러당 90엔이 적정하다"며 엔화가치 절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일본 정부는 6월 초 각의에서 2010년을 목표 연도로 하는 '글로벌 전략'을 발표한 후 경제재정 운영 기본 방침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 전략은 △인재 육성 △동아시아 EPA(경제연대협정) 체결 △연구 개발력 및 서비스업 강화 등으로 구성된다.

또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2.2%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재 육성 전략으로는 일본인의 국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 학력 테스트인 TOEIC 700점 이상 득점자를 연간 14만명에서 2배로 늘린다는 수치 목표를 세웠다.

국제 학력평가에서 일본 학생들이 최정상권으로 올라서게 학교 교육을 강화하고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사는 '프리터' 인구를 현재 213만명에서 20% 이상 감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동아시아 16개국을 느슨한 형태의 경제공동체로 묶는 '동아시아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체결도 포함돼 있다.

경제연대협정 대상국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2008년부터 본격 협상에 착수해 2010년까지 타결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연구개발(R&D) 능력을 대폭 높이고 세계 수준의 연구 거점을 30개 정도 정비할 방침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장경영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