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버블 붕괴론] 시장 급랭 땐 금융권도 '흔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버블(거품) 붕괴를 경고하고 있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큰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한다.

아파트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은행은 평균 55%, 저축은행은 60% 수준이어서 집값이 당장 20∼30% 정도 급락해도 대출이 부실화되는 등 자산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부동산시장이 급랭할 경우 금융권도 충격을 피하기는 어렵다.

지난 3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은행 192조4000억원,보험사 13조7000억원,저축은행 4조7000억원 등 모두 210조원에 이른다.

특히 은행권의 주택대출은 전체 대출자산(602조원)의 32%를 차지한다.보험사나 저축은행도 비슷한 비중이다.

문제가 생기면 금융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은행 관계자들은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아파트 가격이 20∼30% 정도 하락해도 당장 자산 건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은행권의 LTV가 평균 55% 수준이어서 가격하락에 따른 충분한 완충장치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버블붕괴 시 LTV는 90~100%에 달했다.

버블이 붕괴돼도 금융대란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정부당국의 판단도 바로 이런 수치를 근거로 한다.임영록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에 대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값 하락으로 경기가 꺾이면 금융권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곳은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업계.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여신에서 부동산담보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비중이 전체의 절반가량에 육박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특히 거래시장보다 분양시장의 직접 영향을 받는 PF대출영업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PF대출은 올해 초부터 부동산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됨에 따라 올 들어 월 평균 대출 신청건수가 작년 하반기의 절반 수준을 밑도는 등 이미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장진모·송종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