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제2롯데월드 높이 제한' 압박작전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 건설계획과 관련,국방부와 공군이 22일 성남 서울공항의 항공기 비행안전 이유를 들어 건물 높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협의조정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차규 공군본부 전력기획처장(준장)은 이날 "제2롯데월드 신축과 관련해 그동안 군이 제기한 비행 안전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 서울시의 건축심의 등 건축 인허가를 위한 사전 행정조치가 진행되고 있어 행정협의조정을 신청했다"고 말했다.행정협의조정은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행정 결정을 둘러싸고 이견이 생길 경우 조정하는 절차로,조정 결과는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

최 처장은 "비행 안전문제와 관련,행정협의조정을 통해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와 합리적 검증 절차를 밟겠다"며 "제2롯데월드의 높이는 203m로 제한돼야 한다는 공군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협의조정 실무를 담당하는 행자부는 "국방부와 서울시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실무심의를 거쳐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서울시 관계자는 "최종 입장은 행정협의조정 결과가 나온 뒤 도시계획국 주택국 등 관련 부서 간 회의를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행정협의 조정 결과 군의 입장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불복이나 이의신청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행정협의조정에서 군의 입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제2롯데월드 신축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특히 공군이 행정협의조정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건축허가 제한권' 발동을 요청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매우 불투명하다.

한편 국내 최고 높이인 112층(555m)으로 계획된 제2롯데월드는 지난 2월 말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변경(안)이 수정 가결됐으며 내달 2일 열릴 건축심의위원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해당 구청인 송파구청장의 건축 허가 절차만 남겨놓게 된다.

김수찬·김철수·강동균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