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초일류 시대] (1) 프리미엄에서 아이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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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아이콘 디자인(Iconic Design) 경영'을 선언했다.
단순히 모양이나 이미지가 빼어난 디자인이 아니라 한 시대의 '우상'(icon)이 될 만한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삼성전자는 최근 아이콘 디자인의 개념과 추진전략을 담은 '삼성전자 디자인경영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소니의 워크맨,애플의 아이팟,모토로라의 레이저와 같이 시대문화를 대변하는 디자인이 삼성전자에는 왜 없느냐'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때마침 LG전자도 '2007년 글로벌 1등 디자인' 실현을 3대 경영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디지털(Digital)과 디자인(Design)을 결합해 드림(Dream)을 실현하려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디자인 경영 신조류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한국 휴대폰 '3인방'은 2년 전 카메라폰 화소 경쟁에 열을 올렸다.
200만,300만,400만,500만….이 싸움은 삼성전자가 700만화소폰을 내놓으면서 끝이 났다.당시만 해도 한국 3인방은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했고 '고화소=기술력'으로 여겨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핀란드 노키아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런데 모토로라는 한국 3인방과 반대의 길을 택했다.화소 경쟁을 철저히 외면하더니 2004년 7월 '레이저(Razr)'라는 슬림폰을 내놓았다.
레이저는 면도날처럼 얇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두께는 겨우 14.4~14.5mm.화소 경쟁으로 뚱뚱해진 한국 휴대폰과는 확연히 대조가 됐다.
레이저 화소 수는 130만에 불과했다.
레이저는 나오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2년쯤 지난 지금 판매대수가 5000만대에 달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벤츠폰''이건희폰' 등이 1000만대 팔린 데 비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덕분에 단숨에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0.6%포인트까지 좁혀졌던 3위 삼성과의 격차가 이제는 7.4%포인트로 벌어졌다.
레이저는 기술에 쏠리지 않고 소비자의 감성을 디자인으로 엮어낸 성공 사례다.
레이저는 이제 애플의 '아이팟'이나 소니의 '워크맨'처럼 한 시대의 우상이 될 만한 '아이콘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뒤늦게 슬림폰을 내놓고 추격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아이콘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뿐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확실한 경쟁우위를 보장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이건희 회장이 주재한 '밀라노 회의'를 계기로 '제2 디자인 혁명'을 선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아이콘 디자인 경영'을 펼침으로써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그동안 지향해온 '프리미엄 디자인' 대신 2010년까지 '아이콘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디자인 인재 100명을 확보해 디자인센터 인력을 600명으로 늘렸다.
앙드레 김,제스퍼 모리슨,벳시존슨 등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채택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생활가전총괄 금형팀과 생활가전총괄 가전연구소 금형디자인그룹을 신설했다.
2005년 출범한 UDS(User-Driven Sensing)그룹은 아이콘 디자인 경영의 전위부대로 나섰다.
이 조직은 소비자가 느끼는 요구사항뿐 아니라 미처 알지 못하는 요구까지 찾아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LG전자도 3대 경영과제의 하나로 디자인 경영을 선정하고 2007년에는 '글로벌 1등 디자인'을 실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차별화되는 '혁신적 디자인',소비자의 편의와 감성까지 고려한 '프리미엄 디자인',신개념 제품을 제안하는 '선도형 디자인'을 3대 전략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디자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IT 디자인은 수준급이다.
삼성·LG의 휴대폰과 가전제품은 IDEA,iF,레드닷 등 각종 글로벌 디자인상을 휩쓸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콘 디자인'을 만들어낸 적은 없다.애플의 아이팟이나 모토로라의 레이저 같은 디자인처럼 상징성을 가진 디자인은 없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단순히 모양이나 이미지가 빼어난 디자인이 아니라 한 시대의 '우상'(icon)이 될 만한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삼성전자는 최근 아이콘 디자인의 개념과 추진전략을 담은 '삼성전자 디자인경영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소니의 워크맨,애플의 아이팟,모토로라의 레이저와 같이 시대문화를 대변하는 디자인이 삼성전자에는 왜 없느냐'는 반성에서 출발한다.
때마침 LG전자도 '2007년 글로벌 1등 디자인' 실현을 3대 경영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디지털(Digital)과 디자인(Design)을 결합해 드림(Dream)을 실현하려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디자인 경영 신조류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한국 휴대폰 '3인방'은 2년 전 카메라폰 화소 경쟁에 열을 올렸다.
200만,300만,400만,500만….이 싸움은 삼성전자가 700만화소폰을 내놓으면서 끝이 났다.당시만 해도 한국 3인방은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했고 '고화소=기술력'으로 여겨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핀란드 노키아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런데 모토로라는 한국 3인방과 반대의 길을 택했다.화소 경쟁을 철저히 외면하더니 2004년 7월 '레이저(Razr)'라는 슬림폰을 내놓았다.
레이저는 면도날처럼 얇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두께는 겨우 14.4~14.5mm.화소 경쟁으로 뚱뚱해진 한국 휴대폰과는 확연히 대조가 됐다.
레이저 화소 수는 130만에 불과했다.
레이저는 나오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2년쯤 지난 지금 판매대수가 5000만대에 달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벤츠폰''이건희폰' 등이 1000만대 팔린 데 비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덕분에 단숨에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0.6%포인트까지 좁혀졌던 3위 삼성과의 격차가 이제는 7.4%포인트로 벌어졌다.
레이저는 기술에 쏠리지 않고 소비자의 감성을 디자인으로 엮어낸 성공 사례다.
레이저는 이제 애플의 '아이팟'이나 소니의 '워크맨'처럼 한 시대의 우상이 될 만한 '아이콘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뒤늦게 슬림폰을 내놓고 추격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아이콘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뿐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확실한 경쟁우위를 보장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이건희 회장이 주재한 '밀라노 회의'를 계기로 '제2 디자인 혁명'을 선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내부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아이콘 디자인 경영'을 펼침으로써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그동안 지향해온 '프리미엄 디자인' 대신 2010년까지 '아이콘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디자인 인재 100명을 확보해 디자인센터 인력을 600명으로 늘렸다.
앙드레 김,제스퍼 모리슨,벳시존슨 등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채택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생활가전총괄 금형팀과 생활가전총괄 가전연구소 금형디자인그룹을 신설했다.
2005년 출범한 UDS(User-Driven Sensing)그룹은 아이콘 디자인 경영의 전위부대로 나섰다.
이 조직은 소비자가 느끼는 요구사항뿐 아니라 미처 알지 못하는 요구까지 찾아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LG전자도 3대 경영과제의 하나로 디자인 경영을 선정하고 2007년에는 '글로벌 1등 디자인'을 실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차별화되는 '혁신적 디자인',소비자의 편의와 감성까지 고려한 '프리미엄 디자인',신개념 제품을 제안하는 '선도형 디자인'을 3대 전략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디자인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IT 디자인은 수준급이다.
삼성·LG의 휴대폰과 가전제품은 IDEA,iF,레드닷 등 각종 글로벌 디자인상을 휩쓸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콘 디자인'을 만들어낸 적은 없다.애플의 아이팟이나 모토로라의 레이저 같은 디자인처럼 상징성을 가진 디자인은 없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