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소독장비 "잘 팔리네"

치과 소독장비 "잘 팔리네"
서울에서 치과병원 개업을 준비 중인 치과의사 김씨(34)는 최근 치과재료 판매 업체에 치아절삭기구(핸드피스) 소독용 장비 구입을 전화로 문의했다가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최근 장비 판매가 급증해 재고가 없다는 것.김씨는 할 수 없이 5~6군데 업체에 문의한 후에야 한 업체로부터 겨우 소독기를 살 수 있었다.치과재료 판매 업소들이 치과용 소독장비 특수를 맞고 있다.

한 방송사가 지난달 일부 치과병원의 부실한 위생 실태를 고발한 프로그램을 방영한 이후 치과용 소독장비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소독용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일부 치과병원은 물론 위생문제에 보다 깐깐해진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치과병원들이 앞다퉈 소독용 장비를 구입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역삼동의 치과재료 업체인 신원덴탈은 이 고발프로 방영 이후 핸드피스 소독기 등 치과 소독용 장비 판매가 이전의 2∼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신원덴탈 관계자는 "재고가 부족해 치과의사들이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보통 2주 정도 기다린다"며 "환자마다 소독해서 써야 하는 핸드피스 드릴도 여분을 구입하려는 치과의사들의 수요가 많아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의 치과재료 업체인 덴탈플라자 관계자는 "고가 소독용 장비인 'EO개스' 등 잘 팔리지 않던 장비도 치과의사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의 치과재료 업체인 북부덴탈도 치과 소독용 장비 판매가 이 프로그램 방영 이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수도권에서 치과 공보의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치과전문지에 핸드피스 소독기 광고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앞서 개업한 선배 치과의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소독용 장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치과용 소독 장비 시장을 연간 8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