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 해외로… 해외로… 삼성전자ㆍ현대車 등 올 100억弗 달할듯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노조파업 등에 따른 비용 상승과 정부의 각종 규제를 피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금액은 올 상반기에만 46억달러에 달해 올해 연간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또 1년 내 해외 투자 의사를 밝힌 곳이 신고 기준으로 이미 상반기 중 70억달러를 넘어섰고 수년 내 투자계획을 밝힌 회사들도 많아 해외 투자 증가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줄줄이 해외로 해외로

올해 해외 투자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최근 실트로닉과 함께 4억달러를 투자,12인치 웨이퍼 생산공장을 싱가포르에 세우기로 발표한 것을 비롯 미국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해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투자액 가운데 40%가량을 해외에 쏟아 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올해만 중국 공장 라인 증설을 위해 1조5000억~1조6000원을 투입할 계획이다.현대자동차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13억7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2008년부터 체코 공장에 10억유로를 투자하고 6억달러를 들여 중국에 제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아차는 올해부터 슬로바키아 공장 건립에 9억6000만유로를,2009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12억달러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사우디에 에어컨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한 것을 비롯 폴란드와 파키스탄에도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효성은 상반기 중 4개의 해외 법인을 신설하고 해외 투자를 관리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포스코는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120억달러를 들여 2010년까지 인도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소형 기업의 해외 진출도 활발

중견그룹이나 중소기업의 상반기 해외 투자 금액도 27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9.1%나 증가했다.

가구업체인 리바트가 최근 베트남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오리온도 러시아와 베트남 공장을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 동유럽과 미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또 금호타이어가 1억5000만달러를 투자,중국 창춘 공장을 짓고 있으며 최근에는 베트남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타이어업체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우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부동산과 건설업 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외 투자 증가로 올해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46억달러에 이르렀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최종 집계가 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1분기 19억달러에 그쳤고 2분기 신고액도 27억달러에 불과하다.

평균 85% 정도가 투자로 실행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42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 역전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강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같은 해외 진출은 현지화 과정이며 비용 절감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이주로 국내 성장 잠재력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