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제품 美수입시장 점유율 2.5% … 24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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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2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중국산 저가품의 범람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멕시코산 제품 탓에 한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게다가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올 들어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자릿수를 웃도는 전체 수출 증가율에 비하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선진 통상국가에 이르려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 지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 제품 찾아볼 수 없다'
3일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27억5000만달러로 미국의 수입시장 9005억3000만달러의 2.5%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982년 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한국산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88년 4.6%까지 올랐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지난해 2.6%로 떨어진 뒤 올 들어 또 다시 낮아졌다.
대미 수출 증가율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올 들어 8월20일까지 대미 수출액은 263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8월20일까지의 전체 수출 증가율 11.6%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3.5% 감소,주요 수출 대상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멕시코의 협공
미국 시장에서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 제품도 한국산 제품과 사정이 비슷하다.
일본산 제품은 NAFTA 발효 직전 연도인 1993년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18.5%에 이르렀지만 올 상반기엔 8.0%까지 곤두박질 쳤다.
영국은 같은 기간 3.7%에서 2.9%,프랑스는 2.6%에서 2.0%로 각각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1993년 5.4%에서 올 상반기 14.2%로 3배 가까이 점유율을 높였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저가 공산품 위주로 대미 수출을 늘려왔지만 최근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전기·전자 제품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멕시코도 6.9%에서 10.9%로 확대됐다.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캐나다는 13년 반 동안 점유율이 19.1%에서 17.3%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4년 미국과 FTA를 발효시킨 칠레는 점유율을 2003년 0.3%에서 올 상반기 0.5%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해법은 한·미 FTA'
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미국 수입시장의 판도 변화 중 주목해야 하는 국가는 멕시코"라고 지적했다.
멕시코가 미국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린 것은 NAFTA 체결 이후 주요 공업국들이 미국과의 무관세 및 낮은 임금 등을 겨냥,멕시코를 미국 수출기지로 활용한 덕이라는 얘기다.
연구소는 이와 더불어 캐나다의 1위 유지도 NAFTA를 활용,중국 등의 대대적인 공세에 쉽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역협회는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의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에 대한 해법으로 한·미 FTA를 제시하고 있다.
협회가 수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FTA가 체결되면 대미 수출이 단기적으로는 24.5%,장기적으로는 34%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 상반기 점유율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을 단기적으로 3.1%,장기적으로 3.4%까지 되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만약 한국이 미국과의 FTA 협상에 실패하고 다른 나라가 미국과 먼저 FTA를 체결한다면 한국산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준동·류시훈 기자 jdpower@hankyung.com
중국산 저가품의 범람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멕시코산 제품 탓에 한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게다가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올 들어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자릿수를 웃도는 전체 수출 증가율에 비하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는 선진 통상국가에 이르려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 지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 제품 찾아볼 수 없다'
3일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27억5000만달러로 미국의 수입시장 9005억3000만달러의 2.5%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982년 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한국산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88년 4.6%까지 올랐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지난해 2.6%로 떨어진 뒤 올 들어 또 다시 낮아졌다.
대미 수출 증가율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올 들어 8월20일까지 대미 수출액은 263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8월20일까지의 전체 수출 증가율 11.6%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3.5% 감소,주요 수출 대상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멕시코의 협공
미국 시장에서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 제품도 한국산 제품과 사정이 비슷하다.
일본산 제품은 NAFTA 발효 직전 연도인 1993년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18.5%에 이르렀지만 올 상반기엔 8.0%까지 곤두박질 쳤다.
영국은 같은 기간 3.7%에서 2.9%,프랑스는 2.6%에서 2.0%로 각각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1993년 5.4%에서 올 상반기 14.2%로 3배 가까이 점유율을 높였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저가 공산품 위주로 대미 수출을 늘려왔지만 최근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전기·전자 제품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멕시코도 6.9%에서 10.9%로 확대됐다.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캐나다는 13년 반 동안 점유율이 19.1%에서 17.3%로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4년 미국과 FTA를 발효시킨 칠레는 점유율을 2003년 0.3%에서 올 상반기 0.5%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해법은 한·미 FTA'
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미국 수입시장의 판도 변화 중 주목해야 하는 국가는 멕시코"라고 지적했다.
멕시코가 미국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린 것은 NAFTA 체결 이후 주요 공업국들이 미국과의 무관세 및 낮은 임금 등을 겨냥,멕시코를 미국 수출기지로 활용한 덕이라는 얘기다.
연구소는 이와 더불어 캐나다의 1위 유지도 NAFTA를 활용,중국 등의 대대적인 공세에 쉽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역협회는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의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에 대한 해법으로 한·미 FTA를 제시하고 있다.
협회가 수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FTA가 체결되면 대미 수출이 단기적으로는 24.5%,장기적으로는 34%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 상반기 점유율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을 단기적으로 3.1%,장기적으로 3.4%까지 되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만약 한국이 미국과의 FTA 협상에 실패하고 다른 나라가 미국과 먼저 FTA를 체결한다면 한국산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준동·류시훈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