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趙회장 3男이 해냈다

"제가 다시 찾아가 설득해 보겠어요."

지난 3월 미국의 한 호텔.조석래 효성 회장(71)의 3남 조현상 ㈜효성 전략본부 상무(34)는 굿이어와의 협상을 포기하고 짐을 꾸리고 있던 협상팀 멤버에게 이렇게 말한 뒤 굿이어의 로라 톰슨 부사장을 홀로 대면했다."워낙 큰 규모의 계약이다보니 기선을 제압하려는 굿이어측 의도가 너무 강경했습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매달려온 게 아까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톰슨 부사장을 찾아갔습니다." 조 상무는 2시간여에 걸친 대면에서 톰슨 부사장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협상가의 덕목인 인내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근성을 발휘한 것이다.이번 계약 성사의 주역인 조 상무는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사업전략 컨설턴트로서 경험을 쌓았다.

1998년 부친인 조 회장의 요청으로 효성에 합류한 조 상무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컨설턴트 경험을 살려 그 해에 효성 T&C,효성물산,효성중공업,효성생활산업 등 4개 회사를 1개로 통합하는 그룹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했다.

회사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차세대 프로젝트 개발은 조 상무의 주특기.세계적 화학회사인 아그파 자회사 인수를 비롯해 수입차 판매사업 진출(메르세데스 벤츠),금융사업 확대(캐피탈 등) 등이 대표적이다.부친인 조 회장이 시작했다가 중도포기한 수입차 판매사업에 다시 뛰어들어 조기에 흑자를 실현한 것은 조 상무의 경영수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38)은 무역PG장을,차남인 조현문 전무(37)는 중공업 분야를 맡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