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이충식 아람FSI 대표 "현대 옛 계열사처럼 신호도 다시 도약할 것"

2000년 3월,KPMG파이낸셜서비스의 파트너로 일하던 이충식 공인회계사(현 아람FSI 대표)는 신호그룹 2차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 프로그램 참여자 명단에 포함됐다.

당시 신호의 재무상황을 진단하고 회생 방안과 채무 상환 일정을 담은 워크아웃안을 제일은행(현 SC제일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하는 용역을 맡은 것.이 파트너는 1차 채무 조정에서 살아남은 신호제지(현 EN페이퍼) 신호유화(현 SH케미칼) 신호스틸(현 휴스틸) 동양철관 등 4개사의 지역 사업장 수십 곳을 5개월간 돌아다니며 한 가지를 깨달았다.

이 회사들은 다른 20여개 계열사에 대한 지원으로 어려워졌고,계열사들과의 관계만 정리한다면 앞으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로부터 6년여가 흐른 올 9월,그는 신호그룹 계열사 2개를 인수한 뒤 정상화하고 다시 제3자에게 성공적으로 매각한 주역으로 위치를 바꾸었다.신원 대구백화점 남선알미늄 동국무역 등 10여개 그룹사들의 워크아웃을 성사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2001년 자신이 직접 설립한 CRC인 아람FSI를 통해 EN페이퍼와 SH케미칼의 오늘을 만든 것.

SH케미칼은 2년의 구조조정 기간에 인도 공장 매각과 중국 ABS공장 정상화에 이어 리얼티그룹을 대주주로 끌어들이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신규 사업으로 화장품 원료와 모형(목업) 제작 원료 등으로 쓰이는 나일론 파우더 생산과 함께 리얼티그룹과 연계해 가스 유전 등의 에너지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EN페이퍼도 장기간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해(2005년 7월∼2006년 6월) 17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였으나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국일제지와 대주주들은 지난 5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호법창고를 매각한 데 이어 연내 지방 6개 공장에 대해 철수,매각 등 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자구 노력에 따라 EN페이퍼는 2004년 12월 워크아웃 종료와 함께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25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원금 상환 일정을 2년간 유예받았다.이 대표는 "옛 대우그룹이나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새롭게 도약하듯이 신호그룹 계열사들도 각자 분야에서 생동감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