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파격… 재치 '이색 발레에 빠져봐'

'말괄량이 길들이기'ㆍ'카르멘' 국내 초연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나 '지젤'에 등장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깔끔하면서도 우아하다.

하지만 현대발레에 등장하는 무용수들은 이런 정형화된 움직임을 따르지 않는다.때로 코믹배우처럼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하며 어떤 때는 토슈즈를 벗어던지고 무대 위를 뒹구는 파격도 마다 않는다.

발레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 2편이 가을 밤 관객들을 찾아간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14~15일,성남아트센터)와 국립발레단의 '카르멘'(24~28일,예술의전당).두 작품 모두 국내 초연이다.'말괄량이…'는 올해로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입단 20주년을 맞는 강수진이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다.

애절한 표정과 몸짓으로 발레팬들의 마음을 울렸던 강수진은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사한다.

발 끝으로 걷는 대신 발뒤꿈치를 땅에 붙이고 타박타박 걷거나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며 말괄량이 여주인공(카트리나)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말괄량이…'는 1960년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을 최정상에 올려놓은 안무가 존 프랑코의 작품.그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뛰어난 안무력을 가미해 재치 넘치는 코믹발레를 새롭게 만들어 냈다.

그는 이 작품 외에 '로미오와 줄리엣''오네긴' 등의 고전을 드라마틱하게 해석해 20세기 중요 발레 작품 반열에 올려놓았다.

(031)783-8022'카르멘'은 파격 그 자체다.

무용수들은 토슈즈를 벗어던지는가 하면 무대 위에서 담배도 피운다.

여기에 더해 대담한 성적 유희와 격투까지 난무한다.

유럽 모던 발레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는 마츠 에크의 작품이다.

그는 대머리 백조가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발레리나 출신으로 영화 '쉘 위 댄스'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구사카리 다미요를 비롯해 얼마 전 '브누아 드 라 당스'(최고 여성무용가)상을 수상해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발돋움한 김주원과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 노보연이 트리플 캐스팅돼 각기 다른 색깔의 카르멘을 연기할 예정이다.

남자 주인공 호세역은 장운규와 이원철이 번갈아 맡는다.

50분인 '카르멘' 공연에 이어 조지 발란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심포니 in C'도 함께 공연된다.(02)587-6181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