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박 홍콩서 검문.억류] "첫 제재 실행인가" 한때 긴장

북한 핵실험으로 유엔제재가 시행된 후 처음으로 북한 선박 한 척이 23일 오전 홍콩 해사처 검사선의 검문을 받은 뒤 홍콩 빅토리아항 외곽 정박지에 억류 중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 배는 22명의 선원을 태운 2035t급 일반 화물선 강남1호로 미군이 핵물질을 실었을 것으로 의심하며 추적 중인 선박은 아닐 것이라는 추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한 강남1호의 억류 사유는 안전불비. 소방과 구명장치 등 25개 항목의 안전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폐철강을 싣고 남포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던 이 배는 홍콩으로 들어올 당시 화물칸이 비어 있었다. 화물선 선장은 "대북 제재나 핵실험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취재진에도 배에 오를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홍콩영해에서 북한 선박이 안전문제로 검문을 받은 것은 벌써 9번째다. 이 중 6척이 억류되기도 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면서 국제사회는 한때 북한 제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일상적인 검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와 관련,미군이 유도미사일을 탑재한 프리깃함 '게리호'를 억류 하루 전 파견한 것도 물리적 충돌 대비가 아닌 통상적인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해석했다.

홍콩 당국은 위반사항이 모두 시정될 때까지 이 배를 억류한다는 방침이어서 북한측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금수대상 품목을 싣고 20일 남포항을 출발,동중국해를 거쳐 남하 중이라는 '문제의 선박'에 대해선 미 CBS 방송이 20일 보도한 이후 후속 정보나 첩보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당시 CBS는 유엔 제재에 따른 첫 검색이 이뤄질지 모른다고 보도했지만 그후 문제의 배가 어떤 항로를 거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한편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위원회는 23일 제재대상 선정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베이징=조주현·뉴욕=하영춘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