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썰렁, 도우미 앞 북적 …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둘러보니

○…한국 최고의 국제게임쇼를 표방하며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지스타는 나흘간의 행사기간 내내 전시장이 썰렁한 모습이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첫날 입장 관객은 1만9000여명으로 작년의 첫날 1만5000여명보다는 다소 늘었다.그러나 지난해보다 62%나 늘어난 5만3000평의 넓은 행사장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아케이드 게임이 올해 역풍을 맞은 '바다이야기' 사태로 대거 불참하게 되면서 지스타 조직위는 전시장 메우기에 급급했다.

결국 아케이드 게임들이 빠진 공간을 슈퍼파이트 등으로 대신하게 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부스 간 간격을 10m씩 떨어뜨려 더욱 한산했다.○…특히 올해 지스타에서는 게임전시보다는 '부스걸'이라 불리는 도우미가 더 부각된 주객전도의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각 전시관에서는 게임의 시연대보다는 도우미들의 화려한 이벤트 앞에 관람객이 더 몰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동원된 레이싱 모델은 200여명으로 알려졌다.지난해보다 도우미들의 몸값이 폭등하면서 게임업체들이 이들을 잡느라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특A급' 외모의 모델들이 일당 100만원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없으면 관람객 동원에서 절대적으로 밀리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G)스타가 걸(Girl)스타의 준말 같다는 촌평까지 나오고 있다.○…고양시에 위치한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의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기됐다.

한 참가 업체의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서울시내에서 한다면 평일에도 사람이 많이 몰릴 텐데 이곳은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굳이 발걸음 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지스타 조직위 측에서는 서울 도심지역 몇 곳에 직행버스를 배치하고 또 3호선 대화역에서 킨텍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했으나 사람들의 이용률은 저조했다.

개최 시기가 애매하다는 문제점 역시 제기됐다.

수능시험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지스타가 열려 온라인게임의 주된 이용층인 10대 청소년들을 끌어 모으기에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업체들은 주말에 몰리는 젊은 연령층이 대부분 고양 등 주변 지역에서 온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