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北美서 펄펄 난다

LG전자가 세계 최대 전략시장인 북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시장은 LG전자가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위주로 사업을 벌이다 2002년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늦게 브랜드를 론칭한 곳이다.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4년간 벌인 프리미엄 마케팅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유럽 아시아 등지에 비해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성향이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 전략과 잘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각 사업부문에서 북미 시장의 매출 비중이 크게 늘면서 북미법인이 LG전자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휴대폰 사업 자존심 회복

북미 CDMA 시장에서 LG전자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반기 '레이저'를 앞세운 모토로라의 공세로 점유율이 급락했다.시장 상황을 다시 뒤집은 제품은 LG전자가 8월 초 출시한 초콜릿폰.

LG전자는 지난 3분기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했지만 초콜릿폰은 출시 첫 달에 60만대가 팔려나갔다.

최근에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휴대폰 전체 판매량에서 북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분기 28%에서 3분기에는 45%로 급증했다.

초콜릿폰의 성공은 뮤직폰을 선호하는 미국 고객 취향에 맞는 기능을 채택한 것이 주효했다.

북미에 출시한 초콜릿폰은 전면에 음악감상이 편리한 터치휠 키를 적용했고 무선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도 제공했다.

◆남들보다 200달러 비싸게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 불리는 휴대폰 사업의 성공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자 가전과 TV사업도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의 '주특기'인 가전사업의 3분기 해외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8% 줄었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31%나 늘면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전사업은 3도어 냉장고,스팀트롬 세탁기 등의 고가(高價)전략이 먹혀 들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 받아들여지는 드럼형 세탁기의 평균가격은 819달러.스팀기능을 추가한 LG전자의 세탁기는 평균 1000달러에 팔려 나간다.

대표적 프리미엄 제품인 3도어 냉장고는 일반 냉장고 평균가격인 932달러보다 2배 이상 비싼 2499달러에 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모두 3분기 시장점유율이 각각 14.1%,12.0%로 2분기(13.6%,10.7%)보다 상승하는 추세다.

DA사업본부의 김재승 북미그룹 마케팅 그룹장은 "냉장고 세탁기의 TV광고에만 1000만달러를 쏟아부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LG전자가 아예 고가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한 LG전자 제품들이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자 베스트바이,홈디포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LG를 자신들의 성장엔진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TV도 쾌속성장

지난 상반기 북미에서 LG전자의 평판T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PDP TV는 73.4%,LCD TV는 74.1% 성장했다.

LG전자는 이를 발판으로 평판TV와 홈시어터 등 고급 AV제품을 대거 출시,PDP TV,LCD TV의 시장점유율을 모두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특히 PDP TV는 '타임머신' 기능을 적용한 42~60인치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LCD TV는 타임머신과 풀HD 중심의 20~40인치대 중대형 라인업을 중점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