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백화점, 유통사업 접고 레저사업 올인?

그랜드백화점이 보유 중이던 충북 청원군 오창산업단지 내 6000평의 상업용지를 삼성테스코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의 강서 그랜드마트와 인근 백화점 부지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2일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할인점과 백화점 용도로 사뒀던 오창산업단지 내 부지를 지난달 삼성테스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구체적인 매매금액을 밝히진 않고 있으나 400여억원에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은 2004년 이 땅을 94억원에 매입했었다.이번 점포 부지 매각에 대해 업계에선 김만진 그랜드백화점 회장이 대형 마트와 백화점 중심의 유통사업 확장을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그랜드가 지난해 9월 부국관광을 인수하면서 레저사업 쪽으로 경영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은 부국관광 인수를 전후해 경기도 김포와 충남 계룡대 소재 그랜드마트 부지 2곳을 처분했다.그랜드는 자산매각과 함께 레저분야에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부국관광 소유의 가평땅 100만평에 27홀 골프장과 스키장,콘도 등을 포함한 복합리조트 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그랜드 백화점측은 골프장 건설에 600억~700억원,스키장과 콘도 건립에 600억~800억원 등 최대 1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중소 유통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점포를 늘리기보다는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강서 그랜드마트와 백화점 부지뿐 아니라 다른 점포도 가격만 맞으면 처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보유 부동산의 매각이 레저산업 진출을 위해 '실탄'을 확보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알짜' 점포 부지를 삼성테스코에 넘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랜드백화점은 현재 일산과 수원 영통지구 등 2곳에 백화점,신촌·신당·강서·인천 계양 등 4곳에 대형 마트,화곡아울렛몰 등 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강서 그랜드마트와 백화점 부지는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테스코는 충청권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오창단지 내 상업용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인구증가를 보이고 있는 충청권엔 롯데백화점이 최근 청주백화점을 인수,시장 선점을 노리는 등 대형사 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0년까지 아산신도시에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을 짓기로 하고 작년에 SK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다.대전ㆍ천안에 점포를 갖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도 중부권 개발 유망지 3곳에 백화점을 추가로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