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王道찾기 2박3일…길 보이네요"‥한경-전경련 '논술교사 합숙 세미나'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교과목의 교사들이 모여 논술지도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니 참 좋았습니다.나만 어려워하는 게 아니란 것도 깨달았고요."(권오상 충남서산 꿈의학교 교사)

"논술을 제대로 지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같이 고민하면서 이끌어 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이주휘 서울 용화여고 교사)한국경제신문사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오산시 롯데연수원에서 공동 개최한 '올바른 논술 교육을 위한 교사 합숙세미나'.전국에서 모인 200여명의 고교 논술 지도교사들은 2박3일간의 일정이 끝난 26일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학교 현장에서 논술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잘할 수 있다'는 용기와 의지를 얻은 얼굴들이었다.

이주휘 교사(28)는 "교사가 논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내가 완벽하게 알고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여러 교과목을 통합한 2008학년도 논술에서는 이것이 쉽지 않다"며 "그러나 교사들이 수업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준비하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토론수업을 위해 학생들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보조자료와 인센티브 등을 준 후 지속적으로 논술연습을 시키면 공교육 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독서교육을 중심으로 설립된 대안학교에서 독서 수업을 맡고 있는 권오상 교사(32)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학생들이 글쓰기를 무척 싫어하고 구어체와 문어체도 헷갈려한다"며 "그러나 다양한 서적을 함께 읽으면서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토론하는 연습을 시켰더니 아이들의 논술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고 주장했다.권 교사는 "결국 교사의 역량과 방법론이 중요한데,교사들이 모여 논술에 대해 고민하고 재교육받을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논술교사 연수는 지나치게 편향되거나 천편일률적인 사고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다면적인 사고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핵심 주제였다.

권 교사는 "예를 들면 대기업은 무조건 부정적으로 돈을 벌었을 것이란 편견,미국 남북전쟁의 발단이 된 노예제도가 당시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나쁘기만 하다는 사고는 문제"라며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여러 각도에서 비판하고 이해·설득하는 것이 논술에서는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한편 국어 사회 경제 문학 윤리 등 다양한 교과목의 교사들이 모인 이번 행사에서는 고려대 연세대의 입학처장들이 대입 논술시험의 취지와 경향을 설명한 데 이어 주요 대학 교수들이 문화·환경·한국근현대사 등 그동안 빈번하게 출제돼 온 논술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