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株 '톱스타 효과' 기대 버리라

유명연예인의 사업참여가 관련 업체 주가에 더 이상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영화배우 이영애씨가 한 회사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허위 공시'가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나서 유명연예인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 등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18일 말했다.다시말하면 시장참여자들이 '이영애 학습효과'를 경험했다는 얘기다.

◆톱스타 효과..시들?

게다가 "유명연예인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는 점도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게 김 연구원의 지적이다. '톱스타 효과'가 과거보다 시들해지고 있다는 평가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와 '주몽' 등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주식 투자자들이 유명연예인들에게 기대하는 심리는 투자한 금액 이상의 수익성이다.

유명연예인과 계약을 맺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다양한 부가가치를 가져올 것이고, 이는 양호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작용한다는 것. 김 연구원은 이에 대해 "드라마 편성권을 비롯해 초상권, 스타팬미팅, 스타관련 기념품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지만, 앞으로 국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그 규모를 확대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류열풍 여전히 뜨거우나..

지난주 일본 나리타 공항에는 6000여명 인파가 몰려들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주인공 송승헌씨를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이다. 국내 언테테인먼트 업체들 사이에서 "송승헌이 최근 주춤했던 한류열풍에 다시 불을 붙였다"라는 평가가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한류열풍에 민감한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가는 불과 며칠 만에 상승세를 마감하는 등 약세권에 머물렀다.

전거래일에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포이보스 등은 일제히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예당과 에스엠은 사흘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포이보스도 14일 보합에 이어 하락했다.

포이보스는 지난 4월 한 때 3200원대 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12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예당도 올 3월에 비해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또 다른 한류열풍의 주역인 영화배우 배용준씨가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는 14일 가격제한폭(14.9%)까지 올랐지만 15일 5% 상승률에 그쳤다.

키이스트의 15일 주가는 8690원인데 반해 52주 최고가는 8만8700원으로 가격차가 엄청나다.

◆과거처럼 투자하면 쪽박찰 수 있다?

대우증권은 "과거에는 '톱스타' 한명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엄청났다"면서 "그러나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수익을 확대시킬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고, 한류열풍도 예전같지 않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은 매매 패턴으로 엔터테인먼트 종목에 섣불리 투자할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유명연예인이 한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사업파트너가 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버려야 한다는 충고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