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되돌아 본 2006 유통시장

올 한 해 유통업계는 봇물 터지듯 대형 인수·합병(M&A)이 잇따르며 유달리 시끌벅적했다.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이 한국 진출 10년 만에 '보따리'를 싸야 했고 편의점 시장은 날로 확대돼 전국 점포수가 1만개를 넘어섰다.인터넷쇼핑 업계도 '클릭'만으로 13조원의 시장을 창출하며 위력을 떨쳤다.

◆'10년',외국계 할인점이 한국에 머물다 간 시간

한국까르푸와 월마트코리아가 몇 달 간격을 두고 각각 이랜드그룹과 신세계 이마트에 '접수'된 것은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이슈였다.글로벌 유통업체의 한국 진출사(史)를 딱 10년으로 종결 짓게 만든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 시장에서 이 같은 '토종'의 선전은 향후 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하더라도 경쟁력만 갖춘다면 외국계 기업들의 파상 공세를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백화점 '상위 1%'를 잡아라'VVIP'로 불리는 초우량 고객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백화점의 '귀족 마케팅'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한 '쟈스민' 회원(전체 고객의 1% 수준)이 1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VVIP 매출 비중이 △2004년 13.9% △2005년 16% △2006년(11월 말 현재) 20.1%로 매년 '상위 1%'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클릭 쇼핑'으로 한 해 '13조원' 창출

인터넷 쇼핑 업계는 올해 12조9000억원의 거래 총액을 올리며 2001년(1조7000억원) 대비 7.5배의 성장을 달성했다.

'발품 쇼핑'보다는 '손품 쇼핑'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옥션 G마켓 등 온라인 장터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은 것으로 G마켓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올해 거래 총액 2조원을 넘겼다.

◆편의점 1만개 시대

1989년 한국에 처음 선보인 편의점은 전국 점포 1만 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작년 말 9085개에서 21일 현재 9940개로 늘어난 것.개인 편의점까지 포함하면 거뜬히 1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 상권에 편의점들이 여럿 생기다 보니 차별화를 위한 생존 경쟁도 치열했다.

빵 굽는 기계를 들여놓는가 하면 화장품 및 미용 전문 상품을 전면 배치한 코스메틱형 편의점도 선보였다.생활편의형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발돼 택배,DVD 대여는 물론 자동차 렌털,여행,보험 등의 무형 상품에 대한 서비스 상담까지 편의점에서 할 수 있게 됐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