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약엔 '마케팅 법칙' 안통해

발기부전약엔 '마케팅 법칙' 안통해
발기부전 치료제는 첫 등장 제품이 시장을 선도한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특이한 구조를 가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크랜필드 경영대학원의 브라이언 스미스 교수는 최근 발표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세계적 마케팅 트렌드'라는 논문에서 시알리스의 사례를 들어 이런 주장을 펼쳤다.

그는 논문에서 "2003년 출시된 시알리스가 3년 만에 선발 제품인 비아그라를 제치고 전 세계 17개국에서 1위(2006년 9월 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시장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경영학자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마케팅 불변의 22가지 법칙'이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선도자의 법칙'을 시알리스가 깼다는 것.선도자의 법칙은 잠재 고객의 기억을 지배하는 브랜드는 가장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맨 먼저 나온 브랜드라는 내용. 크리넥스,스카치 테이프,질레트 등 대부분 최초로 나온 브랜드들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데서 착안했다.

스미스 교수는 제품 강점에 기반한 일관되고 차별화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 시알리스의 성공비결이라고 지목했다.

시알리스는 약효 지속 시간이 36시간으로 비아그라(4시간)보다 9배나 길어 출시 초기 '슈퍼 비아그라'로 통칭됐다.릴리사는 이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주말의 자유' 등을 광고문구로 채택,비아그라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소비자 그룹을 집중 공략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는 선도자의 법칙이 여전히 유효하다. 비아그라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불변의 법칙을 깰 주인공으로 오히려 국내에서 네 번째로 등장한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를 주목하고 있다. 자이데나가 출시 2년 만에 연매출 130억원(2006년 기준)을 올리는 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