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디지털ㆍ디앤에코 등 M&A 분쟁 기업, 이번달 '운명의 주총'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주주총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영 디앤에코 등은 1월 중순이후부터 잇달아 주총을 열어 표 대결을 통해 경영권 향방을 결정지을 예정이다.경영권 향방에 따라 회사내용도 크게 달라지는 까닭에 이번 주총이 이들 기업의 주가흐름에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0여개 기업이 임시 및 정기 주총에서 경영권을 놓고 격돌한다.

노래방 기기업체인 금영과 통신장비업체 파인디지털 경영진은 오는 31일 주총에서 경영권을 놓고 표대결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금영쪽은 주주제안 방식으로 신재일 금영 기획실장을 이사후보에,김홍영 금영 대표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반면 파인디지털측은 이계진 상무와 박상환 위트콤 대표 등을 이사후보로 추천했다.

누가 이사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결정된다.

금영은 현재 파인디지털의 주식 295만7829주(30.57%)를 확보,파인디지털 경영진의 294만2732주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파인디지털측이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영측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디앤에코는 정기룡 이사측이 제안한 임원 스톡옵션 안건을 오는 19일 주총에서 결정한다.

디앤에코는 전 대표인 정 이사측과 이명호 현 대표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정 이사측은 최대주주보다 많은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쳐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측이 반대하고 있어 안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역시 경영진간 불화가 있는 브로딘미디어도 26일 열리는 주총에 주요주주인 변종건 이사 해임건을 상정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이 안건에 대해 현 경영진도 찬성하고 있다"며 "그러나 소액주주 비중이 높아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31일 주총을 여는 아이브릿지는 사실상 회사의 주인이 사라져 주총 결과가 안개에 휩싸였다.

아이브릿지는 주총 결정이후 전 최대주주인 제일정밀시스템이 지분을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현 최대주주인 씨엔아이네트워크의 지분율은 3.49%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말 임시 주총에서 태양기계측의 반대로 호도투어와의 합병이 무산됐던 솔빛텔레콤은 2월께 주총을 열어 합병을 다시 추진한다.

호도투어측은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주식 매수청구권 규모가 줄어든 만큼 이번에는 합병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귀뚜라미보일러의 공격을 받고 있는 신성이엔지도 오는 23일 주총을 열어 최대주주인 이완근 회장,김주헌 사장 등을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경영참여를 선언했던 귀뚜라미보일러측은 "이번 주총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양측간 충돌 여부는 미지수다.

이밖에 세인 네오웨이브 디아이 등은 아직 주총 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경영권 향방이 안개에 싸여있어 주목된다.

세인은 인터퍼시픽이 지분 7.0%를 확보한뒤 소액주주와 힘을 합쳐 적대적 M&A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네오웨이브는 대주주가 제이엠피에서 정소프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양측간 소유권 공방이 이어져 누가 최대주주인지 확인이 안되고 있다.디아이는 사모M&A펀드인 제너시스투자자문으로부터 공동경영 등의 공세를 받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