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내주부터 파업] "비판여론 외면…다 죽자는 거냐"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회사 상황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현대차 노조가 국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파업 강행을 결의하자 현대차는 물론 경제계와 시민들이 "노조의 막가파식 파업으로 현대차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의 양재동 본사에서 TV 뉴스를 지켜보던 한 직원은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착잡한 표정으로 "올 것이 왔다"며 "환율하락과 경쟁업체의 공세로 가뜩이나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초부터 파업이라니 걱정이 태산같다"며 한숨지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기 국면에 있는 회사의 경영 현실을 헤쳐나가는 데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할 때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은 공멸하자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경제계도 현대차 사태가 새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며 파업강행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단체교섭이 이미 종료된 상황에서 다시 이 문제를 놓고 파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회사측이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고소·고발했듯이 법과 원칙을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불합리한 요구를 해 놓고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파업하겠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사태가 향후 노사관계를 경직시켜 경제상황을 악화시킬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현대차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4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우리나라의 일부 대기업 노조는 이미 거대한 권력집단이 돼 버렸다"며 "현대차 노조는 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영업자 박재형씨(35)는 "현대차 노조는 도대체 무엇을 더 바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이번 만큼은 회사측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노조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현대차는 이날 오후 자료를 통해 "파업이 강행될 경우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