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쪼개니 엇갈린 주가 … 농심ㆍ태평양 '울고' ‥ 농심홀딩스ㆍ아모레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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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태평양은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가치주로 통했다.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을 갖춘 데다 내재가치가 주가 상승속도보다 더 빨리 좋아진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6년여간 장기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두 회사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이후 주가 행보는 사뭇 다르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라면시장 절대강자인 농심은 주가가 2006년 초 32만원대를 고점으로 중기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비해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작년 상반기까지 조정을 마무리하고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태평양의 경우 지난해 6월 말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한 이후 지주회사인 태평양은 주가가 내리막길인데 비해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치주로서의 매력 차이가 두 기업의 주가 운명을 갈라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농심의 경우 지주회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기존 농심의 기업가치가 상당 부분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로 이전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농심을 과거 장기 상승으로 PER(주가수익비율)가 시장 평균을 웃도는 12배 수준에 도달한 데 비해 농심홀딩스는 아직 8배에 머물고 있다"며 "특히 농심홀딩스는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만 따져도 현재 시가총액을 웃돌 정도로 가치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실제 농심홀딩스가 가진 농심과 율촌화학의 지분가치는 6000억원 이상으로 23일 현재 시가총액 4036억원보다 훨씬 많다. 더구나 자회사인 농심의 경우 내수시장 침체탓에 지난해부터 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과거 농심을 보유한 상당수 국내 기관과 외국인이 농심을 팔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농심홀딩스로 갈아탔으며,이 과정에서 농심과 홀딩스 주가의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태평양의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사실상 기존 태평양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은 데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주가가 지주회사인 태평양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시장이 포화되자 발빠르게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현재 PER가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21.3배에 달하지만 시장 대비 프리미엄을 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태평양은 순자산가치가 시가총액에 못미치고 작년 지주회사 전환 당시 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등을 감안하면 별다른 매력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태평양은 증권사들의 분석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라면시장 절대강자인 농심은 주가가 2006년 초 32만원대를 고점으로 중기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비해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작년 상반기까지 조정을 마무리하고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태평양의 경우 지난해 6월 말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한 이후 지주회사인 태평양은 주가가 내리막길인데 비해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치주로서의 매력 차이가 두 기업의 주가 운명을 갈라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농심의 경우 지주회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기존 농심의 기업가치가 상당 부분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로 이전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농심을 과거 장기 상승으로 PER(주가수익비율)가 시장 평균을 웃도는 12배 수준에 도달한 데 비해 농심홀딩스는 아직 8배에 머물고 있다"며 "특히 농심홀딩스는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만 따져도 현재 시가총액을 웃돌 정도로 가치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실제 농심홀딩스가 가진 농심과 율촌화학의 지분가치는 6000억원 이상으로 23일 현재 시가총액 4036억원보다 훨씬 많다. 더구나 자회사인 농심의 경우 내수시장 침체탓에 지난해부터 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과거 농심을 보유한 상당수 국내 기관과 외국인이 농심을 팔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농심홀딩스로 갈아탔으며,이 과정에서 농심과 홀딩스 주가의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태평양의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사실상 기존 태평양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은 데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주가가 지주회사인 태평양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시장이 포화되자 발빠르게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현재 PER가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21.3배에 달하지만 시장 대비 프리미엄을 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태평양은 순자산가치가 시가총액에 못미치고 작년 지주회사 전환 당시 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등을 감안하면 별다른 매력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태평양은 증권사들의 분석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