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展] "번뜩이는 창의력과 자유를 본다"

르네 마그리트의 중절모 시리즈 '신뢰(Good Faith·41×33cm)' 앞에서 관람객들은 눈을 반짝거린다.

유니폼과 같은 양복 ,중절모,파이프 등을 샅샅이 살핀다.호기심에 가득 찬 그들의 표정은 또다른 상상력으로 빛난다.

28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그리트전에는 초·중·고교생을 비롯해 직장인 대학생 주부 등 수천명이 몰려 '상상력의 보고'인 마그리트의 걸작 270여점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거장의 숨결을 마음껏 느끼며 미학여행을 즐겼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오후 2시 한국경제신문 자매지 '한경 생글생글' 학생기자 12명이 전시장을 찾았다.이들은 마그리트 작품이 논술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와 현대 문화산업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었는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전시홍보담당자 전유신씨는 "대상을 명쾌하게 묘사하여 신선하고 시적인 이미지와 매혹적인 환상의 세계를 창조했다"며 "르네마그리트의 그림이 현대미술의 팝아트와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 많은 영향을 준 만큼 앞으로도 대학입시 논술에 더 많이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그리트 '마니아'라는 편집디자이너 출신의 한선섭씨(38)는 "상상력으로 가득 찬 그림이라는 점과 색채의 아름다움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왔다"며 "아이들은 평범하고 현실적인 그림보다는 마그리트처럼 초현실주의 그림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친구 권유로 왔다는 김향미씨(초등학교 교사·32)는 "마그리트의 그림은 평소 미술 시간에 아이들의 창의력을 유발하기 위한 교재로 자주 사용해왔다"며 "개학 후 학생들에게 이번 전시를 꼭 관람하도록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겨울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고등학생 안혁준(18)·조성재(18)·박현동(18)군은 "마그리트 그림이 평범하지 않고 신기하고 재미있어 좋았다"며 "제목과 그림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많아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직장 동료이자 연인 사이인 정은하(26)·허정(26)씨 커플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기획전들이 대부분 유명 작가의 몇몇 작품만을 가져왔던 것에 비해 이번 전시는 시기별 대표작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해 좋았다"고 칭찬했다.

김경갑기자 kkk10@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