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정위기 경고' 보고서] "나라빚 증가 너무 빠르다"

국가 채무에 대한 재정경제부 등 정부 당국의 공식 입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나라 빚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재정건전성을 훼손시킬 우려는 없다"는 것이다.

작년 11월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2007년 예산안을 심의할 때 국가 채무 논란이 벌어지자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직접 이처럼 해명하기도 했다.실제 한국을 비롯한 184개 회원국이 준용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나라 빚 비중(지방정부 제외)은 작년 2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7.7%에 크게 못미쳤다.

그러나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한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외환위기 이후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증가 속도가 문제이지 절대금액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 8.21%에 불과했던 GDP 대비 국가 채무는 2005년 29.6%로 10년 사이 21.39%포인트 증가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국가 채무의 급격한 증가 속도에 대한 위험성에 주목하고 있다.

KDI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은 국가 채무의 증가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다.송준혁 KDI 부연구위원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사회복지지출 등 고령화 관련 재정 지출 규모가 커져 국가 채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국가 채무의 관리가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