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이번 대선ㆍ총선 현행대로 할수도"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개헌이 이번 선거(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가급적 이번 선거 시기는 종전대로 하고 다음 선거시기를 맞출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4년 연임제 도입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하되 대선과 총선 시기는 내년이 아닌 2012년 대선 또는 2013년 총선 시점에 맞춰 일치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노 대통령은 이날 지역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을 청와대로 초청,오찬 간담회를 갖고 "(개헌 후) 5년 더 지나 2012,2013년 그때 가서 임기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 부칙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의)임기를 맞추기 위한 경과규정을 둬야 하는데,이번부터 두 선거를 인접해 붙일 수도 있고,다음 선거부터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에 대해 "개헌 논의의 공론화를 위해 예로 든 것"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발의안의 내용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구체적인 개헌 발의안 시점과 관련,노 대통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민생,개혁입법 사안의 처리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임시국회가 끝나고 난 다음에 발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은 2단계로 가야 한다"며 "먼저 1단계 개헌을 통해 임기를 일치시켜 놓으면,내각제 등 권력구조에 대해 자유럽스게 논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개헌논의에 일절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노 대통령은 또 "한국의 대통령 권력은 절대로 지나치게 강하지 않다"며 "당을 통제할 수 있는 정치적 법적 수단이 없어 당을 지배하지 못할 뿐 아니라 내각을 조직하는 데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예를 들었다.

또 "긴급명령권은 전시에 국회소집이 불가능한 경우 이외에는 적용될 수 없는 조항"이라며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므로 깎아야 된다는 얘기는 맞지 않게 사회가 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