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롯데, 이인원 사장 정책본부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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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대부분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에는 롯데그룹이 새 진용을 갖춥니다. 이제 발표가 임박한 롯데그룹의 조직개편 내용을 한국경제TV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한정원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앵커-1]
롯데그룹이 이제 곧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인데요. 예상과는 달리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해 사상최대 인사를 단행했던 롯데그룹인만큼 올해는 인사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예상과는 달리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 '신동빈 호' 출범 유보)
특히 최근 들어 신동빈 부회장이 거침없는 행보에 나서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신격호 회장이 한국 방문을 거르는 등 셔틀경영에 변화를 보인 것도 신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경영권 승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요. 신동빈 호가 본격 출범하기까지는 아직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은 이미 10년 전에 부회장에 올랐고 2004년 말부터 롯데그룹의 정책본부장직을 맡아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차기 롯데를 이끌 것이 확실시되는 인물로 롯데쇼핑 상장과 우리홈쇼핑 인수를 성공시켰고 그룹의 글로벌화를 이끌면서 아버지의 신임을 얻어왔습니다.
(S: 후계구도 흔들리나)
하지만 신격호 회장이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후계구도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앵커-2]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룹의 핵심사업을 주도하는 정책본부에도 변화가 있다면서요?
[기자]
보수와 안정을 추구해온 롯데그룹에 개혁의 바람이 감지됩니다.
롯데쇼핑을 이끌던 이인원 사장이 그룹의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 수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원 사장은 1997년 50세의 나이로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올라 그룹을 놀라게 했던 인물입니다. 백화점 경영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동대문시장에서 직원들과 마주칠정도로 꼼꼼히 매장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로 신격호 회장의 경영스타일을 벤치마킹해 여러 부분에서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이인원 사장에게 미래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등 그룹의 핵심사업을 지휘하는 정책본부장을 맡도록 함으로써 그룹의 성장, 도약을 위한 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롯데는 최근 롯데쇼핑 상장과 우리홈쇼핑 인수 성공이라는 결과물을 내긴 했지만 롯데쇼핑 인수 후에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데다 우리홈쇼핑 역시 풀어가야할 난제가 산적한 상황입니다. 러시아 진출 등 해외사업과 제2롯데월드 준공 등의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앵커-3]
신동빈 부회장이 본격 행보에 나서면서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을 모았는데요. 형제들의 독자행보가 가속화되는 겁니까.
[기자]
아직은 아닙니다. 신동빈 호 출범이 유보되면서 롯데가 형제들의 계열 분리 역시 미뤄졌습니다.
신준호 부회장은 롯데햄,우유를 이끌고 있는데요. 신 부회장이 독자적으로 2004년 대선주조를 인수한 데 이어 2005년 말 대선건설을 설립하면서 형제들의 결별이 예견돼왔습니다.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회장이 이끄는 농심은 이미 분가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신준호 부회장은 계열분리를 미루고 좀더 롯데그룹에 남아 신동빈 부회장의 후견인으로서 롯데의 국내사업을 보좌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작은 아버지가 조카 밑에서 일할 수는 없는 만큼 신동빈 호가 출범하는 동시에 신준호 부회장은 독자행보를 걸을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요. 신동빈 호 출범이 유보되면서 롯데햄,우유의 계열분리 역시 좀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신준호 부회장의 역할을 인정했다는 해석도 제기됩니다.
당초 롯데그룹은 신동빈 부회장을 중심으로 핵심인력이 재편되는 상태였고 신준호 부회장은 지난 96년 롯데제과 공장부지 문제로 신회장과 한바탕 소송을 벌이면서 형과 사이가 멀어져 자연스럽게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신격호 회장이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신동빈 호의 본격 출범은 다소 늦어지게 됐습니다. 아들이 시간을 두고 입지를 확고히 갖추도록 긴장감을 준 것일 수도 있지만 후계구도 자체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한정원기자 jw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