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징&데코] (4) 인테리어도 컬러시대 … 거실은 편안한 녹색, 침실은 포근한 갈색

"파란색 공부방에서는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어 좋고,노란색 놀이방에서는

게임을 하며 맘껏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인하대 2학년인 '과학 영재' 송유근 군(10)의 방 두 개짜리 18평 기숙사는 내부 색깔이 모두 다르다.

한 번 앉으면 10시간씩 물리학 책을 파고드는 유근이의 거실을 겸한 공부방은 하늘색 벽지,남색으로 포인트를 준 책상,파란색 커튼으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옆에 있는 놀이방은 밝은 노란색과 연두색으로 꾸몄다.
유근이의 기숙사는 색깔로 사람의 심리와 성격을 개선하는 색채심리학의 요법인 '컬러 테러피(Color Therapy)'를 적용한 사례다.

컬러 테러피는 상업용 인테리어에는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 식욕을 돋우기 위해 오렌지빛 조명과 붉은색 계열로 장식하는 것이 대표적이다.최근에는 웰빙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파트 등에도 점차 채택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주자와 공간 용도에 맞게 적절한 색을 활용하면 긴장 이완,집중력 향상,감성 발달 등 심리적인 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오롱건설은 2003년부터 컬러 테러피를 아파트에 적용,입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코오롱건설 측은 "특히 자녀들의 공부방은 아이의 심리상태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면 학습효과나 성격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공부방은 파란색 계열 벽지로 꾸미는 경우가 많다.

하늘색,청색,남색 등 푸른 계열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집중력을 키워주므로 산만한 아이의 공부방으로 제격이다.

푸른색을 모든 벽면에 사용하면 너무 어두워 보이기 때문에 흰색을 바탕으로 벽면 등 일부에만 푸른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자녀라면 활기찬 색깔로 기운을 북돋을 수 있게 베이지나 파스텔 톤의 벽지를 기본으로 해서 한 쪽 벽이나 소품 등을 밝은 녹색,주황색,노란색 등으로 꾸미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서적으로 예민한 아이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부드러운 파스텔 색깔이 추천된다.

연한 분홍색,하늘색,배추색 등이 많이 쓰인다.

다만 너무 많은 색깔을 한꺼번에 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므로 1~2가지 색상만 사용한다.

이 밖에 게으른 아이는 교감 신경과 두뇌활동을 자극하는 노란색으로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방의 용도에 따라서도 색깔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침실은 개인별 취향이 다른 만큼 모범답안이 없지만,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지쳐있는 사람이라면 불안감을 줄여주는 갈색 계열을 쓸 만하다.

갈색 계통은 깊은 수면을 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너무 밝은 원색보다는 톤 다운된 색이 휴식을 취하는 데 알맞다.

부엌은 식욕을 돋우는 레드와 옐로 등 원색 컬러가 좋다.

전체적으로 흰색으로 꾸미되 이 같은 원색을 이용해 곳곳에 포인트를 주면 깔끔하면서도 경쾌해 보인다.

요즘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하기 위해 채도가 낮아진 아이보리,갈색 등 차분한 색상도 많이 쓰인다.

나이든 어른이 쓰는 방은 밝고 환할수록 좋다.

우울함을 방지해주고 생각과 기분도 밝게 해준다.

마음에 휴식을 주는 녹색이나 부드러운 베이지,연한 노랑 등이 적합한 색이다.

벽지는 제품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LG화학의 브랜드인 '지;인(Z;IN)'의 경우 친환경 벽지가 평당 3만5000원,실크 벽지는 1만1000원이다. 제일 싼 종이(합지)벽지는 5500원 정도 된다.

천장까지 포함해 벽지 소요량을 알고 싶을 때는 바닥 평수에 3.3을 곱하면 된다.

40평짜리 집이라면 최소 70만원에서 최대 460만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배 작업에는 하루 정도가 소요된다.

1인당 12만원가량의 인건비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쉽게 하려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컬러 인테리어다.

코오롱건설 서현주 팀장은 "방에 들어섰을 때 분위기를 바꾼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쉽다"며 "침대 이불보,커튼,가구 등의 색깔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확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벽을 도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한쪽 벽만 원하는 벽지를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바닥은 요즘 많이 쓰는 무난한 목재 무늬가 대부분의 색깔과 대체로 어울리므로 큰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된다.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