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vs 지자체, 분양가 氣싸움 '2R'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이 고조되면서 천안지역을 비롯해 청주 대농지구,화성 동탄신도시 등에서 공급을 미뤄왔던 건설업체들이 올 들어 줄줄이 다시 분양승인을 신청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와 일선 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법원이 "지자체의 분양가 규제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그동안 지방에서 자치단체와 분양가를 놓고 실랑이를 벌여 오던 건설업체들이 일제히 분양승인을 신청하고 있다.이 때문에 천안시와 청주,화성 등 분양가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온 자치단체와 건설업체 간 기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천안시의 경우 그동안 시의 분양가 통제로 사업승인을 받고 분양을 연기해 온 20여개 단지(1만2000여가구)가 3월부터 일제히 분양승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천안시와의 분양가 관련 소송에서 승소한 개발업체 ㈜드리미와 시공사인 한화건설은 내달 불당동 단지(297가구)에 대한 분양승인을 신청키로 했다.이 업체는 작년에 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인 평당 655만원보다 200만원 이상 높은 평당 평균 877만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해 물의를 빚었다.

한화건설 측은 "시 방침과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작년 가격(877만원)보다 낮게 책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천안시는 분양가자문위원회를 통해 법정 판결과 상관없이 분양가 관리를 계속할 방침이어서 업체들이 원하는 대로 분양승인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올해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은 작년보다 10~15% 높은 평당 720만~75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신영이 청주시 복대동 대농2지구에 짓는 '지웰시티' 주상복합아파트(2164가구)도 조만간 분양승인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시와 의견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영 측은 분양가를 평당 1100만~1200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는 1000만원 이하를 제시하고 있다.고분양가 논란으로 지난해 말부터 분양이 지연되고 있는 화성 동탄신도시 내 주상복합 위버폴리스(풍성주택)와 메타폴리스(포스코건설) 등도 이달 말과 내달 중에 각각 분양승인 신청을 할 방침이다.

업체는 평당 평균 1500만원 선에서 분양가를 책정할 방침이지만 화성시가 '역대 최고가'라며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화성시는 이달 하순께 분양가 상한제 자문위원회를 구성,이들 단지의 가격 적정성을 평가할 방침이다.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