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차기회장 선출 난항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추대하기 위해 21일 열린 회장단의 비공개 회동이 참여율 저조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오는 27일 총회 전에는 차기 회장 후보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요 그룹 회장들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어 회장 대행 체제로 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하기 위한 회장단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21명(김준기 동부 회장 제외)의 회장단 멤버 중 조석래 효성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준용 대림그룹 회장,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강신호 현 전경련 회장(동아제약 회장),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8명만 참석했을 정도로 참여율은 저조했다.

추락할 대로 추락한 전경련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박삼구 회장과 현재현 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에게 "꼭 참석하셔야 할 회장들이 오시지 않아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불참하신 분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본인의 추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절대로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강신호 회장도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참석자가 적어 구체적인 후보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며 "일단 총회 날짜인 27일 전에 추대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이날 회의에는 4대그룹 총수뿐 아니라 평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총수들도 불참한 데다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나오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은 같은 시간 서울 서소문 본사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다.

김승연 회장은 선약이 있어 전경련 측에 불참을 통보했고 이웅열 회장은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강신호 회장과 조건호 부회장은 27일 총회 전까지 회장들을 개별적으로 찾아다니며 의견을 구할 예정이지만 스케줄에 맞춰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회장 선임 과정의 잡음을 의식한 듯 회동 장소를 롯데호텔에서 갑자기 조선호텔로 바꾸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유창재·장창민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