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혜택 무산에도… 해외펀드 하루 2000억씩 '질주'

세계 증시 동반 조정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펀드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펀드 잔액도 30조원을 돌파했다.전문가들은 "국내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을 나타내면서 해외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엔 이머징마켓 펀드에 돈이 집중된 반면 올해는 선진국 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점이 특징이다.

◆하루 유입액 2000억원 안팎지난달 초만 해도 재투자를 제외한 해외투자펀드로의 실질 자금 유입 규모는 일평균 500억원 선이었지만 중순 이후 급증하고 있다.

2월 초 400억~600억원이던 하루 유입액은 중순께 1000억원대에 올라선 뒤 요즘 들어선 2000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2월26일과 28일엔 각각 2860억원,2142억원에 달했다.이에 따라 해외펀드 총 설정액도 3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11월 20조원에 올라선 지 불과 3개월여 만의 일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해외투자펀드는 6일 현재 18조9527억원,외국운용사가 판매한 역외펀드는 13조5571억원(1월 말 기준)이다.둘을 합치면 32조4828억원에 달한다.

역외펀드 통계는 해외투자펀드보다 늦게 잡히나 2월에도 증가 추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비과세 혜택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해외투자펀드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가 무산돼 실제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선진국 펀드의 반격

수익률면에서는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 투자펀드의 상대적인 선전이 돋보인다.

일본투자 역외펀드의 올 수익률은 2월 말 현재 2.29%며 유럽과 미국도 0.7% 안팎을 기록 중이다.

또 자산의 70% 이상을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펀드 수익률도 0.57%로 순항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큰 수익을 안겨줬던 이머징마켓 펀드 성적은 부진하다.

중국 인도펀드의 올 수익률은 나란히 -6.2%로 최하위권으로 추락했으며 브릭스펀드도 -4.42%를 나타냈다.

전 세계 신흥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이머징마켓펀드도 연초 대비 평균 1.85%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해외펀드 투자 자금도 선진국으로 몰리고 있다.

일본과 유럽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2월 한 달 동안에만 몸집을 두 배로 불렸다.

특히 일본펀드로는 지난달에 가장 많은 794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유럽과 글로벌펀드 자금 유입 규모도 3521억원과 3451억원으로 컸다.

하지만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중국과 베트남펀드의 2월 중 증가액은 609억원과 446억원에 그쳤고 인도펀드에서는 518억원이 빠져나갔다.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각국 증시 상황에 따라 해외펀드 시장에 큰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