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있는 봄나들이] 상쾌한 산 바람이 온 몸에…막혔던 가슴이 탁 트이네

봄 기운이 완연하다.

언제 그 자리에 있었던가 싶던 도심의 개나리도 잔뜩 물이 올라 곧 꽃망울을 터뜨릴 태세다.산과 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봄꽃들이 피기 시작하면 겨우내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했던 산악동호인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한다.

그렇지만 눈이 잔뜩 쌓여 있는 겨울 산길을 오르는 것보다 위험한 게 해빙기 산행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일교차가 심하고,갑자기 비가 오는 경우도 있으며,눈 녹은 양지쪽엔 낙엽으로 덮여 있는 진창도 봄 산행의 복병이다.

따라서 봄 산행은 그 어느 계절보다 철저하게 사전준비를 한 뒤 떠나는 게 좋다.

새 봄을 맞아 새 옷을 사 입고 산행을 떠나는 것도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봄 산행에 필요한 배낭,등산화,등산복,먹거리 등의 구입 요령을 알아보자.

◆배낭 꾸리기=산행 일정에 맞는 배낭을 사용해야 한다.

당일 산행이라면 25~35ℓ의 배낭이면 적당하다.1박 이상의 일정이라면 40ℓ 이상의 배낭을 준비하는 게 좋다.

배낭을 고를 때는 봉제선이 꼼꼼하게 잘 처리돼 있는지를 꼭 살펴봐야 한다.

마감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제품을 구입했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배낭이 터지기라도 하면 낭패다.

배낭에 짐을 넣는 순서는 완전히 짐을 풀었을 때 꺼내게 되는 텐트·돗자리·깔판 등을 아래로,비상식량 등 식료품은 중간에,기온변화에 따라 꺼내 입었다 벗었다 해야 하는 겉옷류는 맨 위에 넣는다.

가끔 일행에게 위치를 알린다며 방울이나 컵을 바깥에 달아 딸랑딸랑 소리가 나도록 하는 경우가 있는데,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뱀 등 위험한 동물을 부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행에 꼭 필요한 물품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보온병은 갑작스런 일기 변화나 체온이 떨어질 때 가장 빨리 컨디션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장비로 꼭 챙겨야 한다.

눈길 산행에 주로 쓰이는 아이젠도 진흙 비탈길을 내려올 때 사용하면 좋기 때문에 4월까지는 휴대하고 다니는 게 좋다.

◆옷 코디=최근 아웃도어 패션은 '마운틴 룩'에서 '캐주얼 룩'으로 바뀌고 있다.

겉옷에서부터 속옷 양말에 이르기까지 등산용 맞춤 의류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비교적 햇빛이 강한 봄에는 검은색 계열의 옷을 피해야 한다.

검은색 옷은 직사광선을 흡수하는 탓에 갑작스런 온도 상승으로 체온조절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만약에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처할 때도 땅의 색과 비슷한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은 구조대가 쉽게 찾을 수 없어 빠른 구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날씨가 아주 따뜻하더라도 여벌의 재킷은 꼭 챙겨야 한다.

올 봄 등산복 코디의 핵심은 상·하의의 대비다.

화려한 색상이 좋다고 상·하의를 모두 튀는 색으로 입으면 오히려 촌스럽다.

셔츠와 재킷은 트렌드 컬러인 옐로 그린 오렌지 등을 선택하되 하의는 이를 잘 받쳐줄 수 있는 무채색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실루엣을 중시하는 여성 고객이라면 하체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살려 줄 수 있도록 몸에 꼭 맞는 어두운 색 하의를 입는 게 좋다.

일기예보에서 비올 확률이 0%일 경우라도 산지는 항상 30~40%는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이런 경우에 대비해 우산까지 챙겨갈 필요는 없어도,되도록 모자 달린 재킷을 장만하면 편리하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