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잡고 함께 가야 하는데" … 향후 거취 시나리오만 무성

한나라당 대선 경선의 참여 여부 등을 놓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칩거에 들어간 손 전 지사는 18일에도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숨바꼭질'을 벌였다. 그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온통 '손학규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손 전 지사의 거취에 대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 경선에 참여하거나,불참하고 백의종군하는 것,당을 뛰쳐나가 독자 출마하는 것 등이다. 측근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일단 경선 불참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후 당에 남아 백의종군할 경우엔 비주류로서 당 개혁을 주장하며 선명성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치열한 경선 싸움으로 상처를 입을 경우 '대안카드'로 부상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탈당하게 되면 범여권에 합류하기보다 '제3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비(非)열린우리당-반(反)한나라당' 성향의 '전진코리아' 창립대회에서 새 정치세력의 출현을 당위라고 역설한 게 단초다. 손 전 지사와 만난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은 "(손 전 지사가)그동안 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가려는 것 같다"고 말한 게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탈당에 대해 "정치생명을 건 도박"이라며 일부 참모들이 강하게 만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대선주자는 '구애'에 나서고 있다. 손 전 지사가 이탈하면 경선흥행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본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손 전 지사는 당의 큰 일꾼이고 자산인데 정권교체를 위해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형,아우로 지내던 사이이니 만나서 생각을 나누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손 전 지사의 동향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참모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