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석 태터앤컴퍼니 사장 "해킹하듯 해외시장 뚫을 자신 있습니다"

설치형 블로그 업체 태터앤컴퍼니의 노정석 사장 특이한 사람이 많다는 인터넷 업계에서도 유난히 튀는 이다. 1976년생으로 이제 만 31세에 불과하지만 대학 시절엔 최고의 해커로 명성을 떨쳤고 프로 레이서로 활약하기도 했다. 21세 때인 1997년 처음 회사를 차린 후 지금까지 창업만 세 차례나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엔 블로그 서비스로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매출이 고작 5억원이었는데 해외로 나간다? 그러나 그는 자신만만했다. 노 사장은 "인터넷 서비스는 좀 이르다 싶을 때 남보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깊이 파는 일본이나 개성이 강한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블로그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터앤컴퍼니는 지난해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5억원을 투자받았다. 일본 서비스는 6월께 시작한다.노 사장은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대 해킹 싸움' 주동자다. KAIST 컴퓨팅 동아리 '쿠스(KUS)' 회장으로서 싸움을 주도했다가 구치소에 수감됐다. 다행히 벌금형으로 풀려났지만 이후 그는 전공을 전산학에서 경영공학으로 바꿨다.

하지만 끼가 어디 갈까. 해커로서 실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은 1998년. SK텔레콤이 특이한 조건으로 보안시스템을 발주했다. 'SK텔레콤 홈페이지 시스템을 뚫는 회사랑 계약하겠다'는 것. 그는 "SK텔레콤이 자신할 만큼 홈페이지 시스템은 철옹성 같았다"며 "수많은 업체가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인젠 창업 초기인 당시 그는 단 하루 만에 SK텔레콤 홈페이지 시스템을 해킹해 사업을 따냈다. 그는 "해킹은 기술이 10%,인간 심리 이해가 90%"라며 "시스템을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하나씩 해킹의 실마리가 풀린다"고 설명했다.그는 레이서로도 활동했다. 2002년 아마추어 트렉레이스인 '타임트라이얼'에서 우승한 뒤 2003년엔 프로로 전향했다. 2004년 KAIST를 졸업하고 SK텔레콤에 들어가면서 레이서 활동을 중단했지만 관심은 여전하다. 노 사장은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며 "자동차에 빠져 공고 진학도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노 사장은 2005년 말 태터앤컴퍼니를 창업했다. 1997년 인젠,2002년 젠터스에 이어 세 번째 창업이다. 이 회사는 설치형 블로그 '태터툴즈'를 서비스하는 업체다. '옷을 깁다'는 뜻의 '태터(tatter)'에는 '기존 이론을 논파한다'는 뜻도 있다. 기존 1인 미디어와 블로그의 개념을 깨뜨리겠다는 노 사장의 의지와 일맥상통한다.

태터앤컴퍼니의 모토는 'Brand Yourself',즉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 사장은 "태터앤컴퍼니의 블로그는 기존 블로그 서비스와 달리 개인에게 독립적인 도메인을 생성해 준다"며 "포털에 종속되지 않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