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독신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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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회학자 미우라 아쓰시(三浦展)는 '하류사회'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계층의식별 혼인 상태를 보면 미혼여성이 '하(下)'인 경우는 52%지만 미혼남성은 71.2%가 '하'에 속한다. 따라서 부유한 30대 독신남을 노린다는 전략은 잘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20대 부자 싱글남도 30대엔 기혼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일본 사회를 해부한 책의 내용은 놀랍다 못해 섬뜩하다. 1980년대 이후 만혼화 현상에 대해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계층화에 따라 자유연애가 어려워진 탓'이라고 적었다. 다른 계층 사람과 만날 기회도 적고 만나도 결혼상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득 직업 학력 취미 등 모든 면에서 차이 나서 그렇다는 얘기다. 미우라는 또 쓰쿠바대 시라나미세 사와코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일본인의 결혼 배경에 학력 출신 개인소득이라는 계층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남성도 그렇지만 여성 역시 젊어서 '하'인 사람은 결혼하기 어려우며 나이 들어 혼자 살면 '하'가 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어느 사회나 비슷한 걸까. 이번엔 미국에서 여성의 학력이 결혼에 영향을 미치고 결혼 여부가 재산 형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보고가 나왔다(케이 하이머위츠 맨해튼연구소 선임연구원). 50년 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학력이 낮을수록 싱글맘이 돼 빈곤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기혼과 미혼(혹은 이혼)의 10년 뒤 순자산 차이가 4배에 이르고,싱글맘 자녀는 사회문제에 무방비로 노출된 나머지 엄마의 인생을 되풀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도 한다. 결혼에 따른 자녀 양육 의무를 소홀히 여기는 풍조가 싱글맘과 혼외출산 증가에 따른 가난 대물림 현상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다. 만혼 및 이혼율 증가라는 문제에 관한한 우리 사회 역시 예외일 수 없다. TV드라마에선 연일 신데렐라 만들기와 '평범한 아줌마의 이혼 후 성공극' 제작에 여념이 없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결혼한 자본가'와 '독신 프롤레타리아'라는 말은 미국과 일본에서만 생겨나는 게 아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오늘날 일본 사회를 해부한 책의 내용은 놀랍다 못해 섬뜩하다. 1980년대 이후 만혼화 현상에 대해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계층화에 따라 자유연애가 어려워진 탓'이라고 적었다. 다른 계층 사람과 만날 기회도 적고 만나도 결혼상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득 직업 학력 취미 등 모든 면에서 차이 나서 그렇다는 얘기다. 미우라는 또 쓰쿠바대 시라나미세 사와코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일본인의 결혼 배경에 학력 출신 개인소득이라는 계층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남성도 그렇지만 여성 역시 젊어서 '하'인 사람은 결혼하기 어려우며 나이 들어 혼자 살면 '하'가 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어느 사회나 비슷한 걸까. 이번엔 미국에서 여성의 학력이 결혼에 영향을 미치고 결혼 여부가 재산 형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보고가 나왔다(케이 하이머위츠 맨해튼연구소 선임연구원). 50년 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학력이 낮을수록 싱글맘이 돼 빈곤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기혼과 미혼(혹은 이혼)의 10년 뒤 순자산 차이가 4배에 이르고,싱글맘 자녀는 사회문제에 무방비로 노출된 나머지 엄마의 인생을 되풀이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도 한다. 결혼에 따른 자녀 양육 의무를 소홀히 여기는 풍조가 싱글맘과 혼외출산 증가에 따른 가난 대물림 현상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다. 만혼 및 이혼율 증가라는 문제에 관한한 우리 사회 역시 예외일 수 없다. TV드라마에선 연일 신데렐라 만들기와 '평범한 아줌마의 이혼 후 성공극' 제작에 여념이 없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결혼한 자본가'와 '독신 프롤레타리아'라는 말은 미국과 일본에서만 생겨나는 게 아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