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제 9월 시행] 가족 3명인 35세 무주택자, 10년짜리 통장 있으면 '44점'

청약가점제에서 아파트 당첨의 당락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 청약자가 몇 점을 받느냐다.

가점제를 적용받지 않는 추첨방식의 물량이 있긴 하지만 평형별로 25~50%밖에 할당되지 않는 데다 가점제 탈락자들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진다.

앞으로는 '운칠기삼(運七技三)'식의 당첨이 어렵게 된다는 얘기다.

청약 가점항목은 평형에 관계없이 '무주택기간''부양가족수''가입기간' 등 세 가지다.

작년 6월 공청회에서는 중·소형 평형의 경우 여기에 '세대주 연령' 항목이 추가돼 있었으나 이번 수정안에서는 빠졌다.

각 항목별 가점구간과 점수는 작년 공청회안과 달라졌다.

작년 공청회안에서는 중·소형 아파트는 4개 항목에 535점 만점,중·대형은 3개 항목에 547점 만점으로 차이가 있었으나,이번 수정안에서는 평형 구분 없이 3개 항목 84점 만점으로 단일화됐다.

또 무주택기간 항목(32점 만점)은 1~10년 단위로 가점을 산정하던 작년 공청회안과 달리 1년 미만부터 15년 이상까지 17개 구간으로 세분화해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무주택기간을 산정할 때는 만 30세 이후의 기간만 인정하되,만 30세 이전에 결혼한 경우는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기간이 산정된다.

부양가족수(35점 만점)는 0명부터 6명 이상까지로 세분화됐다.

가족 1명당 5점씩으로 구간별 격차가 큰 만큼 자녀가 많고 직계 존·비속을 3년 이상 부양한 청약자가 유리해진다.

따라서 무주택기간,다자녀 출산 및 노부모 봉양 여부 등이 가점제 아파트 당첨의 주요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위장전입 등의 편법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장가입기간(17점 만점)은 6개월 미만~15년 이상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예컨대 만 35세인 무주택 세대주가 가족 3명을 부양하면서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0년이 지났다고 가정하면 무주택기간(5년) 12점,부양가족 20점,가입기간 12점 등을 받아 총 44점이 된다.

특히 '30세 이전에 결혼한 45세 이상 무주택자(연속)이면서 부양가족이 많은 청약 예·부금 장기 가입자'가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가점제가 실시되더라도 지역우선공급 방식은 유지된다.

이에 따라 가점항목별 상위권에 올라 점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청약자들도 일단 지역우선공급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당첨 확률이 그만큼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 가지 항목 외에 가구소득 및 부동산자산의 정도에 따라 가점을 달리하는 경제지표 항목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소득·자산항목을 가점제 항목에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