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경영] 삼성 그룹‥생활가전 '명품 브랜드'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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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ㆍ섬유 계열사도 효과 극대화 위한 전략수립 분주
올해 삼성그룹은 유난히 '위기'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이건희 회장도 '샌드위치'론을 거론하며 이런 위기를 지적할 정도다.
"앞서가는 일본과 뒤쫓아오는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이 회장의 발언 내용이다.
국내 주요 업종들이 성장 정체란 암초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도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가 타결된 데 대해 삼성그룹은 "직접적인 혜택은 적지만 삼성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전자 중공업 화학 건설 등 주력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손익계산을 할 경우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점에서다.
특히 삼성그룹은 전자와 섬유 분야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번 FTA 특수를 이어가, '샌드위치'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개선시키겠다는 전략이다.◆삼성전자, 'TV·가전 시장 넓혀라'
삼성그룹 계열사 중 이번 FTA 타결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는 삼성전자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은 이미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지만 생활가전과 디지털 TV 등에서는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실제 이번 FTA 타결로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은 최대 1.4∼2.6%의 관세 인하 효과를, 디지털 TV는 5%의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300만원짜리 디지털 TV를 미국에 수출한다고 가정할 때 15만원가량의 가격 인하 여력을 얻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디지털 TV의 90% 이상을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에 수출하고 있고, 가전제품도 60%가량을 국내가 아닌 해외 우회수출을 통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익 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번 FTA 타결로 해외 시장에서 생산하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미국으로 직수출 물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을 늘리기 위해 광주 가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프리미엄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비중을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가전·TV 시장인 미국 안방을 공략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한·미 FTA 타결로 북미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간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대미 수입에서도 삼성전자는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에 붙는 수입관세 8%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장비의 80% 이상을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상황인 만큼 FTA 타결에 따른 이익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와 더불어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도 FTA 수혜주로 인정받고 있는 회사들이다.
먼저 브라운관 모듈과 PDP 패널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SDI의 경우 그동안 5% 이상의 높은 관세를 부과받던 것과 달리 이번 한·미 FTA 체결로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물론 현재 삼성SDI는 대부분의 생산량을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인 삼성전자 멕시코 공장에서 공급하고 있지만,미국 업체들에 직수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기도 마찬가지. 현재 삼성전자와 국내 주요 업체에 반도체 회로기판 등을 공급하는 이 회사 역시 대미 직수출의 길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기타 계열사들
전자 계열사를 제외하고 한·미 FTA 타결로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큰 삼성그룹 계열사는 제일모직이다.
이는 섬유 업종이 자동차와 함께 이번 FTA 타결의 최대 수혜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 섬유품목의 86.8%가 '즉시 관세 철폐' 대상이다.
대부분 화섬직물, 화섬의류, 편직물(니트류) 등의 제품군이다.
이에 따라 캐주얼 브랜드 '빈폴'을 생산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향후 시장 대응 전략에 따라 대미 수출물량을 늘릴 방침이다.이 밖에 삼성테크윈 등 전자 계열회사들과 화학 계열사들도 이번 한·미 FTA 타결에 따른 수혜 효과를 기대하며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올해 삼성그룹은 유난히 '위기'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이건희 회장도 '샌드위치'론을 거론하며 이런 위기를 지적할 정도다.
"앞서가는 일본과 뒤쫓아오는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이 회장의 발언 내용이다.
국내 주요 업종들이 성장 정체란 암초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도 예외가 아니라는 얘기다.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가 타결된 데 대해 삼성그룹은 "직접적인 혜택은 적지만 삼성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전자 중공업 화학 건설 등 주력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손익계산을 할 경우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점에서다.
특히 삼성그룹은 전자와 섬유 분야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번 FTA 특수를 이어가, '샌드위치'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개선시키겠다는 전략이다.◆삼성전자, 'TV·가전 시장 넓혀라'
삼성그룹 계열사 중 이번 FTA 타결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는 삼성전자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은 이미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지만 생활가전과 디지털 TV 등에서는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실제 이번 FTA 타결로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은 최대 1.4∼2.6%의 관세 인하 효과를, 디지털 TV는 5%의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300만원짜리 디지털 TV를 미국에 수출한다고 가정할 때 15만원가량의 가격 인하 여력을 얻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디지털 TV의 90% 이상을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에 수출하고 있고, 가전제품도 60%가량을 국내가 아닌 해외 우회수출을 통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익 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번 FTA 타결로 해외 시장에서 생산하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미국으로 직수출 물량을 늘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을 늘리기 위해 광주 가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프리미엄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비중을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가전·TV 시장인 미국 안방을 공략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한·미 FTA 타결로 북미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는 간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대미 수입에서도 삼성전자는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에 붙는 수입관세 8%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장비의 80% 이상을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상황인 만큼 FTA 타결에 따른 이익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와 더불어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도 FTA 수혜주로 인정받고 있는 회사들이다.
먼저 브라운관 모듈과 PDP 패널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SDI의 경우 그동안 5% 이상의 높은 관세를 부과받던 것과 달리 이번 한·미 FTA 체결로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물론 현재 삼성SDI는 대부분의 생산량을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인 삼성전자 멕시코 공장에서 공급하고 있지만,미국 업체들에 직수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기도 마찬가지. 현재 삼성전자와 국내 주요 업체에 반도체 회로기판 등을 공급하는 이 회사 역시 대미 직수출의 길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기타 계열사들
전자 계열사를 제외하고 한·미 FTA 타결로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큰 삼성그룹 계열사는 제일모직이다.
이는 섬유 업종이 자동차와 함께 이번 FTA 타결의 최대 수혜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 섬유품목의 86.8%가 '즉시 관세 철폐' 대상이다.
대부분 화섬직물, 화섬의류, 편직물(니트류) 등의 제품군이다.
이에 따라 캐주얼 브랜드 '빈폴'을 생산하고 있는 제일모직은 향후 시장 대응 전략에 따라 대미 수출물량을 늘릴 방침이다.이 밖에 삼성테크윈 등 전자 계열회사들과 화학 계열사들도 이번 한·미 FTA 타결에 따른 수혜 효과를 기대하며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