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료원 '원지동 이전' 재추진 ... 서울시, 정부와 마찰우려

서울시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국립의료원을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화장장)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기로 해 서울시와 정부 간 마찰이 우려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국립의료원의 원지동 이전 계획에 협조해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한 총리는 "국립의료원을 충남 연기·공주의 행정도시로 옮기기로 결정해 원지동으로의 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의 추모공원 건립 계획은 현재 중구 을지로에 있는 국립의료원을 원지동 추모공원 부지로 이전하고,화장로 11기를 건립하는 것이 골자다.

서초구민들이 반발하면서 소송까지 제기,5년간 사업이 표류하다 최근 대법원이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 재추진의 길이 열렸다.그러나 건설교통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립의료원 이전에 대해 여전히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교부는 "추모공원 건립의 시급성을 인정해 추모공원 부지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풀어줬는데 이를 의료단지로 사용하는 것은 당초 목적과 거리가 있다"며 일관되게 반대해 오고 있다.

또 복지부 관계자도 "국립의료원 이전은 개발제한구역 해제 취지에도 어긋나고 수도권 과밀억제 권역 안에서 행위 제한 등의 이유로 인해 이미 부지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