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투자전략] 펀드투자, 기술적 분석 맹신은 곤란


증시가 강한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주식투자를 해야 할 것 같지만 모두가 좋다고 할 때가 고점이었다는 과거 경험을 돌이켜 보면 막상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이렇게 판단이 서지 않을 때 과거의경험과 시장의 심리를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게 되는데 이를 기술적 분석이라고 한다. 기술적 분석은 지지선과 저항선 이동평균선 등 과거의 흐름을 통해 향후 주가를 예측한다.

지난 20년간 주가지수가 500~1000포인트 수준에서 맴돌았을 때 지수가 500포인트 근처까지 하락하면 주가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로,반대로 1000포인트 부근까지 도달하면 고점이라는 신호로 투자자들은 받아들였다.

그런데 최근 3년간 간접투자가 정착하면서 장기성 자금의 위력으로 가볍게 1000포인트를 넘어섰고 이제 16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 중에는 여전히 과거의 잔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1500포인트를 전후해서 급증했던 환매 자금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현 지수대를 고점으로 예단하고 있거나 일부 차익실현 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저가에 재매수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처럼 주가의 고점과 저점을 중시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수익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2005년 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을 때도 고점으로 인식한 개인들의 대규모 펀드 환매가 나타났으며 북한 핵실험으로 불안감에 휩싸인 개인들은 6000억원 넘게 주식을 매도했다.

매수 시점을 매도로 대응해 버렸다. 1600포인트는 우리 증시가 한 단계 레벨업하는 데 있어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다. 물론 단기적인 조정은 당연히 예상되는 시점이다. 그렇지만 1600선을 단순히 기술적 관점에서 접근할 경우 계속해서 고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 지수를 큰 추세의 고점으로 이해하는 투자자들은 지수가 1500선을 돌파할 당시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숫자에 너무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13,300선을 돌파한 다우지수도 과거 1500포인트를 돌파하기 위해 25년 이상 박스권 흐름에 갇혀 있었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와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그리고 증시로 들어 오고 있는 기관 자금의 성격 등을 고려해 보면 큰 흐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단계는 아직 아니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