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디스플레이 협력, 잘 될까?

14일 오전에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손을 잡았다는 보도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실제적인 성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산업차원에서는 협력을 한다는 것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1,2위를 다투는 경쟁사들이라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협력이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일본에서는 반도체 분야에서 몇 년 전부터 히다치와 NEC 등이 이런 협력을 하고는 있는데, 실제 성과가 가시화하지는 않아서 협력의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TV를 만드는 컬러 엔진 기술이 서로 달라서 LG와 삼성이 상대 회사 패널을 구매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부품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정도는 기대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2000년대 초반에 삼성과 LG가 TV제작 부문에서 이와 비슷하게 협력하기로 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도 성과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과 LG는 서로 제품을 사고 판 적이 없는 관계”라며 “두 업체 사이에 영업을 새로 시작해서 실제 제품을 공급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휴 발표는 삼성과 LG가 서로 무조건 상대방 회사 제품을 사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동안은 전혀 거래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제휴가 열매를 맺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디스플레이 업계에 좋은 소식이라는데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치열했던 경쟁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필요한 경쟁을 자제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LG와 거래를 안하기 때문에 대만업체로부터 구매를 했는데, 만일 거래가 시작된다면 좋은 제품을 낮은 물류비를 들여 구매할 수 있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LG필립스LCD도 새로운 거래처를 얻을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배승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로 패널을 교차 구매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 할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업계로서는 좋은 이야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