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마 17일 반세기만에 시험운행 ‥ 경의ㆍ동해선 정오께 휴전선 통과

남북 철마가 오는 17일 반세기여 만에 휴전선을 통과한다.

경의선과 동해선이 비록 1회에 한해 시험운행되는 것이지만 그 의미는 사뭇 크다.남북간 철도 재개통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전제로 해 경공업 원자재 제공·지하자원 개발권 제공이라는 남북간 경협이 후속 조치로 성사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4일 "이번 시험운행이 끝나면 남북간 부분적,단계적 철도개통과 운행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선 개성공단 개발과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해 개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재개통된 남북철도는 최대 자원보유국인 러시아와 엄청난 시장인 중국을 연결해 우리 경제에 새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같은 의미를 갖는 남북간 철도연결 작업은 지난해 5월 북측 군부의 반대 탓에 시험운행 하루를 앞두고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제20차 장관급 회담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시험운행 불씨를 되살렸으며 특히 이달 11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는 군사보장 조치까지 합의했다.

지난해와 달리 돌출변수가 없는 한 실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경의선과 동해선은 17일 오전 10시30분 남측 문산역과 북측 금강산역에서 간단한 기념행사를 가진 뒤 오전 11시30분 시험운행의 기적을 울린다.

경의선은 남측 도라산역에서 통행·세관 검사를 위해 정차한 뒤 낮 12시10분 다시 출발,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다.

12시20분 판문역을 거쳐 개성역에는 오후 1시께 도착할 예정이다.동해선은 북측 감호역에서 통행·세관 검사를 받은 후 낮 12시10분 떠나 MDL을 거쳐 제진역에 12시30분께 도착한다.

이어 경의선은 오후 2시40분께 개성역을,동해선은 오후 3시께 제진역을 각각 출발,오후 3시30분 MDL을 나란히 통과해 남북으로 돌아가는 코스다.

남북은 탑승자 명단을 16일 오전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통해 교환키로 했다.

남측 현직관료 중에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위원장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 등이 탑승한다.

열차시험운행의 시발점을 닦은 6·15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한 박재규,임동원,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포함된다.김 전 대통령은 독일 방문으로 인해 탑승하지 못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