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주택통계 안내놓는 건교부

건설교통부가 매달 발표하던 주택시장 관련 통계를 예고 없이 중단해 건설업체와 민간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와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시장 예측이 어려운 판에 수급과 관련한 정부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아 올 하반기 사업 전망과 전략을 짜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실제 주택시장의 대표적 지표인 '주택건설 실적'과 '건축 허가·착공 통계'는 작년 말 이후 반 년 가까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주택건설 실적은 시·도별로 시행업체가 사업 승인을 받은 단독주택과 아파트 공급 물량을 보여주는 통계로 전국의 주택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적정한 수요·공급을 판단하는 기준이기도 하다.건축 허가·착공 통계 역시 주거용 건축물과 상업용·공업용 건축물 등의 공급 현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정보여서 건설업체와 관련 연구기관은 물론 학계와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기존 통계 방식이 비효율적이고 일부 중복된 항목들이 포함돼 오히려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개선하느라 발표를 미루고 있다"며 "새로운 통계지표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주택 관련 통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새로운 통계지표 개발 자체는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하지만 정부가 매달 공식 발표하던 통계를 사전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배경에 대해 뭔가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정책 여파로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감추기 위해 공급 실적이 늘어날 때까지 발표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종전보다 나은 통계 지표를 내놓는 것 못지않게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기존 통계를 지속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라는 점에서 씁쓸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정선 건설부동산부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