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춘 아주택배 대표 "불량고객 찾기 逆 CRM 돌입"

이동춘 아주택배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극심한 경쟁 탓에 '출혈 배송'까지 하는 상황에서 불량 고객이 끼치는 손실은 말할 수 없이 크다"며 "최근에 기존 CRM시스템을 개편한 역 CRM시스템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우수 고객을 1만명 발굴하는 것보다 불량 고객 한명을 걸러내는 게 수익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아주택배가 업계 최초로 '역(逆)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개발,불량 고객 관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우수 고객을 발굴한 뒤 이들을 집중 관리하는 일반 CRM시스템과 달리 '불량 고객 솎아내기'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현재 아주택배가 파악한 불량 고객은 대략 5000명 수준.이들은 많게는 건당 1억원에 가까운 부당한 손실을 회사에 끼치고 있다는 것이 아주택배의 설명이다.예를 들어 한 사과 재배 농민의 경우 우박으로 농사를 망쳐 정부 보조금까지 받았으면서도 고객들에게 사과를 부친 뒤 "운송 과정에서 사과가 상했다"며 아주택배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슷한 유형의 클레임을 두 번 이상 제기한 고객 △지나친 배상을 요구하는 고객 △고의적으로 사고를 낸 고객 등을 '블랙 리스트'에 올린 뒤 상황에 따라 배송거절 조치 등을 내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롯데그룹이 아주택배를 인수한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롯데 측 인사와 명함조차 나눈 바 없다"며 "최근 거세지고 있는 택배업계 인수·합병(M&A) 바람 때문에 나온 억측"이라고 일축했다.그는 오히려 "조만간 최대 1000억원을 투입해 수도권에 터미널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