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브랜드로 엄마 명품족 '유혹'

아르마니→아르마니 주니어 크리스찬 디올 →베이비 디올

미국 명품 패션 브랜드인 마크 제이콥스는 올 봄 시즌부터 국내 매장에 '리틀 마크'라는 키즈라인(어린이용) 제품을 선보였다.어른 옷 '마크 제이콥스'와 비슷한 디자인에 크기만 줄여놓은 '리틀 마크'의 주요 고객은 마크 제이콥스를 사러 온 젊은 엄마들이다.

가격대는 니트류 18만원,트렌치코트 27만원 정도로 웬만한 어른 브랜드를 뺨친다.

수입업체인 FnC코오롱의 안지연 과장은 "우선 시범적으로 2~5세 여아 옷만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올 가을 시즌에는 공급 물량을 20%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남 백화점들,유아·아동복에서도 명품 경쟁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유아·아동복 매출이 가장 높게 나온다는 신세계 강남점에 지난 2월 '아르마니 주니어' 제품을 출시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몇몇 제품을 판매하다 반응이 좋자 따로 아동복 매장을 냈다.조형주 아르마니 주니어 MD(상품 기획담당)는 "평상시 아르마니를 즐겨 입던 아빠들은 아이도 같은 브랜드를 입히려고 한다"며 "아직 제품별로 물량이 많지 않아 품절되는 제품이 많다"고 전했다.

젊은 부부 사이에 한 명만 낳아 황제처럼 키우겠다는 '소황제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명품족' 부부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아이에게도 입히려는 수요가 늘면서 '어린이 명품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크리스찬 디올'에서 탄생한 '베이비 디올'은 7개 브랜드가 몰려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의 유아·아동복 매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툴 정도로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두 살짜리의 원피스 한 벌 가격이 29만8000원이나 하지만 강남권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갈수록 인기다.

매장에서 여아 청바지를 구입한 최희선씨(34)는 "다른 아기들이 입는 브랜드보다는 조금 비싸더라도 흔하지 않은 특별한 브랜드의 옷을 입히려고 한다"며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와서 산다"고 말했다.

젊은 엄마들이 오면 한번에 평균 50만~100만원어치씩 구입한다는 게 매장 직원의 말이다.

이들 명품 브랜드 키즈라인은 신세계 강남점과 갤러리아 압구정점 등 강남권 백화점에만 매장을 열고 있다.

강남지역의 명품 수요가 세대를 뛰어넘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양정열 갤러리아 백화점 대리는 "키즈시장에 불고 있는 고급화 바람에 편승해 앞으로 몇몇 수입 브랜드도 키즈라인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얼리 브랜드도 베이비라인 앞다퉈 출시

패션 브랜드 못지않게 주얼리 시장에서도 어린이를 겨냥한 명품 브랜드 제품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지난 2월 베이비라인으로 '러키참 컬렉션'을 출시했다.

가격은 18K 목걸이가 99만원,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제품은 229만원이다.

조형윤 갤러리아백화점 쇼메 부지배인은 "엄마들이 잡지 등을 보고 찾아와 돌 같이 특별한 날 선물로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일본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미키모토'는 매장 한쪽에 아기 턱받이,흰 가죽 구두,앨범,아기용 그릇 등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다.2004년 국내에 유아용품을 처음 내놓은 미키모토는 앨범 액자 등 한두 개 품목만 팔다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자 10여개로 품목을 늘렸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